"창문을 열면 악취가 심해 죽겠습니다"···기장군 정관발전협의회, 'NC메디·NC부산' 폐쇄 촉구

2017-09-05 11:25
정관발전협의회 "대책 없이 허가해준 낙동강유역환경청 시설폐쇄명령 해야"
협의회, 환경부 등 항의 방문 계획...오규석 기장군수, 지난 7월31일 1인 시위

정관 시민 등으로 구성된 정관발전협의회는 5일 오전 10시30분 NC메디(주) 앞에서 주민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1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NC메디·NC부산의 즉각적인 가동중지와 폐쇄'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NC폐쇄, NC가동중지 폣말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환기를 시킬려고 해도 도저희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창문을 열면 악취가 심해 현기증이...(정관읍 용수리 주민 최모씨(55)."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가 밀집한 부산 정관신도시 주민들이 정관읍 용수리 의료폐기물중간처분업체(소각)인 'NC메디·NC부산' 의료폐기물 소각장에서 나오는 악취로 인해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기장군은 8만 정관신도시 주민이 악취로 인한 고통과 불쾌감이 심화되고 있고 사업장을 폐쇄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부처가 별다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자 정관 시민 등으로 구성된 정관발전협의회는 5일 오전 10시30분 NC메디(주) 앞에서 주민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1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NC메디·NC부산의 즉각적인 가동중지와 폐쇄'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1997년 개발을 시작, 2007년 준공된 정관신도시는 10만명이 정주하는 친환경생태 도시로 계획됐지만, NC메디·NC부산의 허가 신청위치가 주거지와 불과 200m 임에도 불구하고 신도시개발 막바지인 2005년에 허가해준 낙동가유역환경청은 지금이라도 즉각적인 '허가 취소'로 8만 정관신도시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정관발전협의회 김윤홍 회장은 "악취가 오죽 심하면 우리가 나와겠느냐"며 "정관읍은 전국에서 젊은세대가 가장 많이 증가하고 있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유아들도 많아 'NC메디·NC부산'을 폐쇄하는 것은 생존권과 직결된 만큼 10만 인구가 계획된 신도시에 악취가 예상되는 시설을 아무런 대책 없이 허가해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책임지고 시설폐쇄명령을 내려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관읍 주민 한모씨(49·여)는 "돌이 지난 아들을 데리고 집회에 왔다. 신도시에 폐기물 소각장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하루 빨리 다른 곳으로 이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관 시민 등으로 구성된 정관발전협의회는 5일 오전 10시30분 NC메디(주) 앞에서 주민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1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NC메디·NC부산의 즉각적인 가동중지와 폐쇄'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NC폐쇄, NC가동중지 폣말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문제의 업체는 1997년 정관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으로 정관신도시에 10만여명의 인구가 정주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2005년 병원성 폐기물 소각시설이 허가된 경위와 허가된 처리용량을 계속해서 초과 소각하는 등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기장군은 당초의 허가조건에 위반되므로, 해당 업체의 가동중단·폐쇄·허가취소를 요규하고 있는 것이다.

NC메디(주)는 지난 6월5일 현재 가동 중인 정관읍 용수리 소재 NC메디(주) 현 부지 옆에 현재 일일 소각처리용량(9.8t/일)의 5배(49.88t/일)에 달하는 규모로 처리용량을 증설해 달라는 변경허가 신청을 했다.

하지만 기장군은 군에 결정권이 있는 도시계획시설결정은 절대 불가함을 이미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통보한 바 있으며, 기장군은 증설변경허가신청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해 왔다.

기장군은 NC메디(주)는 악취 배출 등 주민의 고통을 야기하는 유해업소로 정관신도시에 있어서는 안 될 사업장으로 판단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시설을 폐쇄하거나 기장을 벗어난 타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임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전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필요한 시설이므로 정관산단(산단내 정관자원에너지센터)이나 기장군내의 다른지역으로 이전한다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NC메디(주)의 의료폐기물소각업 허가기관으로 폐기물소각에 관한 일체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고, 기장군에선 업체의 관리·감독에 관한 권한이 없어 폐기물관련 법령을 위반하더라도 시설의 폐쇄나 영업허가취소 등 법적조치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난해 9월 28일에도 오규석 기장군수를 비롯한 주민대표 등은 관리·감독 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항의 방문, NC메디(주)의 소각공정일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과 즉각적인 현장점검 실시를 강력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NC메디 관계자는 "2015년 인수 당시 전 사업주의 방만 운영 및 시설 노후화로 인해 벌어진 사태"라며 "합법적인 시설이지만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정관발전협의회는 조만간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부, 국회환경노동위원회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한편 오규석 기장군수는 지난 7월31일 낙동강유역환경청사 앞에서 'NC메디·NC부산'에 가동중단, 허가취소, 시설폐쇄를 강력히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가진 바 있다.
 

오규석 기장군수가 지난 7월31일 낙동강유역환경청사 앞에서 'NC메디·NC부산'에 가동중단, 허가취소, 시설폐쇄를 강력히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