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미얀마군. 로힝야반군 중재 자처
2017-09-04 17:53
동남아 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가 미얀마 정부군과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 반군과의 유혈충돌 사태에 중재를 자처했다. 텔레그레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유혈충돌 해결을 위한 긴급회담을 위해 미얀마를 향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미얀마 정부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사태 속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 우려가 한층 고조됐기 때문이다. 수도 자카르타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는 연일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3일 새벽에는 미얀마 대사관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소형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로힝야족 무장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라카인 주(州)에서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한 뒤 정부군이 반군 토벌작전에 나서면서 충돌은 열흘째 계속되고 있다. 사망자가 400명에 육박한 가운데 대부분은 로힝야족으로 알려졌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목숨을 구하기 위해 국경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UN은 열흘 만에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유입된 난민이 7만3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국경을 넘는 동안 물에 빠져 사망한 이들도 수십 명에 달한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100만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불법 이민자로 간주해 시민권을 주지 않으며 지금까지 강제수용소로 이송한 민간인도 수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이 환대받지 못하는 것은 방글라데시에서도 다르지 않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몰려드는 로힝야족 대부분을 난민 수용소에 가둬 방치하고 있다. 유혈충돌 이후에는 유입 난민이 폭증해 난민 수용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부상자를 치료할 의료 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을 한결같이 부인했고 유엔의 국제조사단 활동도 불허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미얀마 정부 실권자인 노벨 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이 소수민족에 대한 잔혹행위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유혈충돌 뒤에는 현지 활동이 너무 위험해서 유엔세계식량계획의 식료품 지원도 끊긴 상황이라 인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