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카드사-대학 '뒷거래' 폭로전 주인공은 A사?
2017-08-28 19:00
대학교 등록금 카드결제를 승인해준 대가로 학교 측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경찰 발표를 두고 금융가에서는 그 배후로 A카드사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A사는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카드사로 유명하지만 비신사적인 영업행위로도 악명이 높다. 수년간 유지되던 대학가와 카드사의 검은 공생관계가 드러나게 된 계기도 이 때문이다. A사가 공들였던 B대학교와의 등록금 카드 납부계약을 경쟁사에 빼앗기자 이에 앙심을 품고 경찰에 다른 카드사들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대놓고 흘렸다는 얘기다.
그동안 업계에서 대학교 등록금 카드납부를 위한 카드사들의 리베이트 행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카드사들이 대학으로부터 받은 등록금 카드결제 수수료(0.7~2.25%)를 대학교에 돌려주면 대학교는 특정 카드사만 등록금 결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방식으로 보답하는 일종의 '검은 생태계'다.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돌려주는 불이익을 봤다지만 해당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이다. 이런 뒷거래는 담당자들끼리 구두로 합의한 뒤 진행되기 때문에 내부 폭로(?) 없이는 적발이 매우 어렵다.
금융권에선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낯 뜨거운 비방전을 일삼는 A사의 배후에는 A금융지주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A사는 과거부터 경쟁사의 약점을 들춰내는 다소 과격한 영업방식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그럼에도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은행, 증권, 보험, 캐피탈 등 막강한 뒷배를 갖춘 지주사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는 풍문이다.
이에 대해 A금융지주사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신사적인 이미지를 고수해온 지주사가 카드계열사의 '더티 플레이'와 연관되는 것 자체만으로 금융당국이 해당 계열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교롭게 최근 붉어진 경찰 공무원 대출 특혜 및 대학교 리베이트 등에는 모두 A지주사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비판과 내부 점검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내로남불' 식의 무분별한 비방전은 금융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