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권 경쟁 '4파전' 安 경계·존재감 부각 '신경전'
2017-08-13 18:21
천정배, 安 겨냥 "지방선거에 당 자산 총 동원"
이언주 "역할분담 해야…국민의당의 '메르켈' 될 것"
이언주 "역할분담 해야…국민의당의 '메르켈' 될 것"
8·27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당 대표 경선은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이언주 의원 간 4파전이 됐다.
후보자들은 특히 논란 속에서 출사표를 던진 안 전 대표를 경계하면서, 저마다 자신의 존재감 부각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당장 13일 천정배 전 대표는 안 후보의 지방선거 차출론을 제기했고,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역할 분담'을 강조하며 안 전 대표보다 자신이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천정배 "지방선거에 당 자산 총동원할 것"···'안철수 차출론' 제기
천 전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이 ‘제2의 창당’으로 환골탈태하고 ‘양(兩)날개 정당’, ‘선도정당’, ‘분권정당’으로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하겠다"면서 당을 통합하고 국정을 주도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의 모든 인적 자산과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경쟁력 있는 당의 자산들이 전략 승부처의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요청하고 설득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요구와 맞물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자신 또한 당의 요구를 전제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한편, 14일 열리는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도 이를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사당화의 폐해로 인해 수많은 당원들의 역량이 사장되었고, 이것이 대선 패배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면서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언주 "안철수, 이후 기회 있을 것…새판짜기 적임자는 나"
같은 날 이언주 의원은 여의도 인근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르켈 총리가 독일의 기민당을 구원해냈던 것처럼 저도 국민의당의 메르켈이 되어 당을 구원해내겠다"고 밝혔다. 당초 친안철수계로 분류되며 안 전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으로 출마해 발을 맞춰갈 것으로 관측됐던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표 분산으로 인한 결선투표 가능성 등 전대 구도도 흔들리는 양상이다.
이 의원은 이날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지만 당 대표 출마를 둘러싸고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나 당내 정서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 이 시기에는 제가 상황을 수습하고 통합해가며 당을 새판짜기하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이후에 얼마든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전 대표와 정 의원 등 다른 후보자들을 향해서도 이 의원은 "두 분 다 훌륭한 분들이지만 지금 국민의당이 직면한 위기 극복과 당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미래지향적 키워드를 지닌 적임자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의 간판으로 나서기보다는 당의 원로로서, 버팀목으로서, 기둥으로서 더 크고 많은 역할을 해주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 전 대표를 향한 '지방선거 차출론'에 대해 그는 "당에 헌신한다는 점에서 출마할 수 있고, 출마하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소한 출마했을 때 당선 가능한 정도로는 (당 지지율이)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무조건 희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든 가혹한 일"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안 전 대표와 정 의원은 이날 일정을 최소화하고 14일로 예정된 후보자 TV토론 준비에 매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