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밀렸다고 산소공급 끊어"…인도 한 병원서 5일새 어린이 60명 사망

2017-08-13 17:05
빈민 지역 병원으로 시설 열악…야당 정치적 공세 나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북부에 위치한 우타르프라데시주 고라크푸르 지역의 바바라가브다스(BRD) 주립대병원에서 아이를 잃은 유족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AP]


인도 북부의 한 병원에서 지난주 5일동안에만 무려 어린이 6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특히 이번 사건은 병원이 제때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자 업체가 산소 공급을 끊은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외의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고 BBC 등 외신은 전했다.

인도 북부에 위치한 우타르프라데시주 고라크푸르 지역의 바바라가브다스(BRD) 주립대병원에서는 지난 7일부터 5일간 어린이 사망자가 급속히 늘었으며, 지난 10일 하루에만 14명의 신생아를 비롯해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역 언론은 산소공급 장비의 부족이 이같은 비극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병원이 제 때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자 민간 산소 제공업체가 장비를 철수하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장비의 부족으로 수동 산소공급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당시 병원은 환자의 가족들이 직원들을 도와 직접 호흡기 장비를 구동시켜야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산소 공급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이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BRD 병원 역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산소부족이 사망을 일으켰다는 지역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병원은 성명을 통해 "한 때 액체 산소의 공급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다른 장비들을 통해 보충했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이번 사건이 인도의 열악한 공공의료 체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전했다. 인도에서 우기인 몬순 시기에는 뇌염 감염자는 급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늘어나는 환자 치료를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의 부재가 이번 비극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야당은 인도국민당(BJP)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우타르프라데시주 보건 장관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도은 GDP의 1% 정도를 공공의료에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비율이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의사 부족과 열악한 인프라 개선 등으로 위기 상황에 놓인 공공 의료 분야를 방치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모디 정부는 최근 건강 관련 지출을 늘여왔으며, 건강보험료를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의 공공의료 시설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며, 특히 빈민층의 건강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우타르프라데시주 고라크푸르 지역 역시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한 곳이며, 매년 수백명의 아이들이 뇌염 등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