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뿌리 깊게 자리잡은 국내 유통분야 불공정관행 개선작업에 나선다.

불공정거래로 받은 피해의 3배를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과징금 2배 인상 등을 통해 대형유통업체가 법위반 행위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벌칙을 강화했다.

판매분 매입을 금지해 재고 부담을 떠넘기는 관행을 개선하고, 판매수수료 공개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 3대 전략 15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가맹분야에 이은 두 번째 종합대책이다. 법집행 수위를 높여 유사‧동일한 법위반 재발을 방지하는 동시에 ‘을’의 입장인 납품업체 권익보호 강화가 골자다.

우선 공정위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3배 이내’에서 ‘3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도입범위는 △상품 부당감액 △부당반품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사용 △보복행위다.

대형유통업체 법위반행위 과징금은 위반금액의 30~70%에서 60~140%로 강화한다. 과징금 기준이 되는 매출액 산정이 어려울 때 적용되는 정액과징금의 상한액도 인상(예 : 5억원→10억원)한다.

대형마트‧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 ‘갑질’에 대한 법위반 처벌을 강화해 법위반에 대한 재발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납품업체 권익보호를 높여주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다.

공정위는 납품업체에 재고 부담을 떠넘기는 ‘판매분 매입’ 관행을 손질한다. 현재 선매입-후판매 구조 관행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모두 판매하지 못하면 남은 수량은 납품업체가 재고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이를 선판매-후매입으로 바꿔 팔지 못한 상품 재고를 유통업체가 회수해 갈 수 있도록 바꾼다.

사실상 유통업을 영위하면서도 형식은 ‘매장 임대업자’로 등록된 업체를 대규모유통업법에 포함해 사각지대를 없앴다. 복합쇼핑몰‧아웃렛 등이 대표적이다.

판매수수료도 공개대상을 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까지 확대해 납품업체가 수수료율을 비교하고, 협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판촉에 납품업체 종업원이 동원되면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얻는 이익 비율만큼 인건비를 나눠 부담하도록 법적 근거를 명시키로 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유통업체에 납품가격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표준거래계약서에 근거도 마련한다.

통상적인 법위반 감시‧제재와 별도로 민원이 폭주하는 분야를 매년 선정해 거래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올해는 가전‧미용 전문점, 각 업태별 판촉관행을 중점 개선분야로 지목했고, 내년에는 TV홈쇼핑과 SSM을 살펴보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대책으로 대형유통업체의 법위반 유인이 억제되고, 중소 납품업체의 부담도 실질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