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폐지 실패 두고 트럼프vs매코넬 책임 전가하며 설전

2017-08-10 14:54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진=AP연합]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로 공격한 것은 북한만이 아니었다. 그는 공화당 우위의 상원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미치 매코넬은 내가 과도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7년 동안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에 관해 들었으면서 아직도 안 된 이유가 뭔가?”라고 적었다.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를 진작에 끝냈어야 한다고 꼬집은 것이다.  

이번 트윗은 맥코넬 의원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 폐지에 “인위적인 기한”을 두고 압박을 가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대통령이 정치 경험이 없어 의회의 법안 처리에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나온 것이다.  

폴리티코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맥코넬 의원은 켄터키에의 한 행사장에서 “우리의 새 대통령은 전에 이런 직무에 있었던 적이 없어서 그런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상황이 진행되는 속도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즉각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인 댄 스카비노는 트위터에 상원 원내대표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법안을 만드는 데 “7년에 더해 4년이 더 필요한다 보다”라면서 맥코넬 의원을 저격했다. 보수성향 매체 폭스뉴스의 숀 해니티 진행자도 트위터에 맥코넬은 "나약하고 줏대가 없다"면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맥코넬 상원의원의 갈등은 공화당이 과반인 상원에서 오바마케어 폐지법안 통과가 무산된 뒤에 불거졌다. 지난달 26일 미국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폐지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민주당 48명이 전원 반대하고 공화당에서도 7명의 이탈표가 나와 결국 부결된 바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관련 법안을 대체할 수 있는 트럼프케어 입법을 추진했지만 내홍을 겪으면서 좌절되자 오바마케어 폐지를 먼저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무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동력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NPR 등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맥코넬 의원이 법안 부결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앞으로 남은 세제 개혁이나 연방 정부의 채무한계 상향 등의 법안 처리를 두고 당내 분열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