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결심공판] 재계, 특검 구형에 당혹

2017-08-08 11:32

재계는 7일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12년형을 구형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삼성그룹은 결심 공판에서 나온 특검팀의 구형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구형량이 공개되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임직원들은 "할 말이 없다", "법원 선고를 지켜보자"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다만 삼성은 지금까지 총 50여 차례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검을 상대로 '무리한 짜맞추기식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직접적 증거가 없다는 논리를 펴온 변호인단과 대체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은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형량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지난 2007년 이른바 '삼성비자금 사건' 당시 이건희 회장에 대한 특검 구형량이 '징역 7년, 벌금 35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이 재벌 적폐 청산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 요구를 무시하고 기업을 어떻게 운영할 수 있겠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재판부의 1심 판결에 희망을 거는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변호인은 특검의 구형 근거에 대해 '견강부회'하고 있다면서 "정황증거와 간접사실을 모조리 모아봐도 공소사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 재계 임원은 "대기업의 모든 경영 활동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려고 하면 투자 등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반기업 정서를 앞세운 여론재판이 아니라 명확한 증거에 근거한 1심 선고가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구형량이 높게 나왔다"면서 "법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하길 기대한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특검은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들의 최종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