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의 '홍준표 패싱' 왜?
2017-08-03 03:37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일부터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는 만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그럴까?
문 총장은 1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를 만난데 이어 2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잇달아 찾았다.
문 총장은 현재 휴가 중인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는 아직 만나지 못했으나, 추 대표와는 별도 일정을 잡기로 했다.
앞서 문 총장은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 대표를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문 총장과 홍 대표의 관계는 '검찰총장과 제1야당 대표'이면서 '기소 검사와 피고인'인 셈이다. 홍 대표는 해당 사건으로 1심 유죄, 항소심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홍준표 패싱'에 대해 법조계에선 아직 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총장이 자신이 기소한 홍 대표에게 인사하러 가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인 노영희 변호사는 "기소 검사와 피고인은 기소한 다음에 안 만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혹시라도 부적절하게 구설에 오를 수 있고 또 검사가 본인이 피고인을 기소해놓고 만나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이어 "문 총장이 정치인이라면 홍 대표에게 인사하는 게 맞지만, 문 총장 본인은 '나는 정치인이 아니고 검찰총장이고 검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 대표를 만나는 게 맞지 않다고 본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