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상 강세 중국 위안화, 달러당 6.7위안도 깨질까

2017-08-02 14:39
중국 위안화 달러 대비 가치 4% 이상 절상...달러 약세 영향
달러 강세 끝? "아직 아냐"....당분간은 위안화 조정 속 강세 보일 듯

[사진=아이클릭아트]


중국 위안화가 달러 대비 예상 외 강세를 보이면서 지속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러 강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외국투자기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역외 위안화가 한 달 가까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면서 "상당수의 투자자가 6.7위안 선이 무너질 것인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8월 첫거래일인 1일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6.7148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지난해 10월 17일 이후 9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이날 오후 4시 20분(현지시간) 기준 달러대비 역외 위안화 환율은 6.7173위안으로 역외 위안화 가치도 지난 10개월간 최고기록을 세웠다.
 

[출처=인민은행]


약세 전망에 휩싸이며 외화유출 속도를 키웠던 위안화는 최근 시장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마감가 기준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은 6.729위안으로 월 단위 3개월 연속 강세를 보였다. 이는 2014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지난해 말 위안화 환율이 7위안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까지 절상폭은 4%를 웃돈다. 2일 위안화 고시환율은 7.2위안대를 다시 회복하며 숨을 골랐다. 

글로벌 금융기관도 속속 전망치를 조정하고 있다. 미국 메릴린치는 올 3분기 역외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 전망치를 기존의 6.95위안에서 6.70위안으로, 올해 전망치는 7.05위안에서 6.90위안으로 낮췄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향후 3개월간 역외 위안화 환율 전망치를 6.75위안에서 6.71위안으로, 12개월 전망치는 6.93위안에서 6.73위안으로 조정했다.

위안화 강세는 달러 약세, 중국 경기 안정, 중국 당국의 거시경제 단속 역량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황즈룽(黃志龍) 쑤닝(蘇寧)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지난해 강세를 지속한 달러가 힘을 잃은 것을 위안화 강세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올 초 103.3에서 7월 말 기준 93.3까지 떨어졌다. 1일에도 장 중 93선이 무너졌다. 최근 미국 물가 상승률이 기대 이하 수준에 그치는 등 경기 회복세가 미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 등이 약세를 조장했다는 분석이다.

달러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로화가 안정된 것도 이유로 언급됐다. 지난해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같은 '블랙스완'이 없어 유로 약세도 힘이 빠진 것이다.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속도가 늦춰지기는 했지만 달러 강세는 계속 되리라는 것. 위안화도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미다. 단, 미국 등 시장 상황이 순식간에 달라지기는 어려워 단기적으로는 위안화의 조정 속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셰야쉬안(謝亞軒) 초상증권(招商證券) 수석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가 끝났다고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과거와 비교해 주춤하고 있지만 달러 가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러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불확실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황즈룽 주임은 향후 위안화 가치 변화는 달러에 달려 있다고 봤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위안화 가치도 계속 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급등락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황 주임은 "24개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 대비 가치를 보여주는 위안화 환율지수는 안정적이고 환율 안정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의지도 여전히 강력하다"며 "당분간은 위안화가 소폭 등락 속 강세를 보이고 전반적으로는 합리적 수준에서 안정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