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난해보다 7% 성장...중국시장 부진은 '옥의 티'

2017-08-02 16:06
"아이폰 8 판매 실적 슈퍼사이클의 가늠자될 것"

[사진=연합/EPA]


애플이 1일(이하 현지시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인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454억 달러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7% 성장했다고 CNBC 등 외신은 전했다. 톰슨 로이터의 예상치인 448억9000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이었다. 주당 순익 역시 1.67달러로 시장의 예상치인 1.57달러를 초과했다. 

◆ 아이폰 판매 급증이 실적 견인··· 아이패드·맥북 등 비중도 증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아이폰 판매 증가다. 앞서 시장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앞선 모델들의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는 레임덕(lame duck) 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총 4100만대의 아이폰이 팔렸다. 아이폰의 판매실적 역시 시장 예상치인 4070만대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팔린 아이폰은 모두 12억대를 넘어서게 됐다고 CNBC는 전했다. 
 
애플의 CEO인 팀쿡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볼때 아시아, 남미, 중동에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의 판매는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애플의 주가는 장 마감 뒤 5% 넘게 올랐으며,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일 주식시장에서 애플은 또 한번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그러나 아이폰의 판매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8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웨드부시의 이퀴티 부문 공동대표인 이안 위너는 "아이폰의 실적이 예상보다는 좋게 나왔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폰8 출시 이후의 상황이다"라면서 "1100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아이폰의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이른바 '슈퍼 사이클'을 형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이폰의 매출 비중은 55%로 줄어들었다. 거의 70%에 달했던 이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반면 엡스토어 등을 포함한 서비스 매출은 7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 부문의 비중은 16%로 아이폰의 뒤를 이었다. 팀쿡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서비스가 포천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맥의 판매량도 소폭 늘었으며, 그동안 다소 고전했던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5%가 늘었다. 

애플은 9월 마감되는 4분기 매출 예상치를 490억~520억 달러로 제시했다. 톰슨 로이터는 492억1000만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 유일한 고전 지역 중국
 
이처럼 애플의 전반적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의 고전은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중국에서의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에 10% 정도 하락했으며, 지난 분기에는 14%가 떨어졌다. 화웨이, 샤오미 같은 중국 기업의 성장이 애플을 압박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장점유율이 줄면서 애플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국 영업총괄을 새로 임명하고,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를 수용하면서 접속 금지사이트들의 접근을 막는 데 협조했다. 인터넷 주소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제한 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VPN 앱을 앱스토에서 퇴출시킨 것이다.

애플의 지나친 중국 구애 정책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CNBC의 토드 해셀턴은 "애플이 중국 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VPN 앱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끔찍한 실수"라면서 "사용자들의 정보 접근의 자유를 막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