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운용사 "하반기 유망 투자처도 신흥국" 한목소리
2017-08-01 15:29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가 한목소리로 신흥국을 하반기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어링자산운용은 전날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아시아와 신흥국 증시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미 아시아 증시는 상반기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아시아 증시 강세가 이어져왔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 면에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글로벌 자금이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 지수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보기술(IT) 호황이 주요산업 실적을 견인해주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 회복세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왔다. 신흥국 증시에서는 설비투자를 통한 인건비 절감과 비용통제 노력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베어링자산운용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실질 성장이 없는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며 "최근 10여년 간 강세를 보인 미국 증시는 고평가된 것으로 분석되지만, 다른 시장은 적정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채권보다 주식에 베팅해야 할 시기라는 거다.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도 더 밝아졌다. 리처드 터닐 블랙록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경기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업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기업 실적 전망치를 보면 하향 조정보다 상향 조정 비율이 5년여 만에 가장 높다"며 "특히 이머징마켓에서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투자 기회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터닐 전략가는 "유럽은 디플레 우려와 정치 리스크가 감소했다"며 "일본은 주주친화적인 정책과 안정적인 환율 전망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중국, 선별적인 동남아 시장을 선호한다"며 "특히 중국은 경기와 기업 실적 전망이 모두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AB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선임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얼마 전 간담회에서 "올해는 기업 실적이 성장하는 원년"이라며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윙 매니저는 "기업 실적 전망이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이라며 "미국이 10∼11%, 유럽 18%, 신흥국은 20% 정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가운데 단연 한국이 주가 수준이나 기업 실적 전망 면에서 매력적이다. 그는 "한국은 12개월 예상 PER이 9.5배 정도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올해 기업 실적은 약 42%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