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그 곳에서 낭만 가득 싣고 달리다

2017-08-07 00:00
여수시, 낭만 버스(시간을 달리는 버스커) 지난 5일부터 운행 개시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네게 들려 주고파 전활 걸어 뭐 하고 있냐고/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여수 밤바다/너와 함께 걷고 싶다/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여수 밤바다/

2012년,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심을 녹이는 버스커버스커가 선보인 '여수 밤바다'의 한 구절이다.

돌산 갓김치, 돌 게장, 하모(갯장어) 등 싱싱한 해산물로 유명세를 치르던 전남 여수는 젊은 남성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달콤함이 가득 뭍은 노래 덕에 '낭만의 도시'라는 별칭이 붙었다. 여기에 같은 해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여수는 한 해 동안 관광객이 1000만 명 넘게 찾는, 명실상부 세계적 관광도시로 재탄생했다. 

무더위와 장마가 한창이던 7월 어느 날, 무작정 떠난 여수는 노랫말처럼 낭만이 가득했다. 마음속의 '그'와 걷고 싶어지는 그곳, 여수에서 만끽한 한여름의 낭만은 여전히 가슴 한 켠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낭만 가득 싣고 달려요~낭만버스 
 

낭만의 도시 여수를 더욱 로맨틱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관광 콘텐츠, 낭만버스(시간을 달리는 버스커)가 지난 5일부터 운행을 개시했다.[사진=기수정 기자]

지난 5일부터 여수에 새로운 관광 콘텐츠이자 데이트 코스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올해 지자체 대상 시티투어 육성 지원 사업으로 선정한 사업이 드디어 베일을 벗은 것.

어스름 녘 달빛이 드리우기 시작할 즈음 여수의 밤바다를 배경으로 내달리는 2층 버스, 이름하여 ‘낭만 버스(시간을 달리는 버스커)’다. 
 

낭만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만끽할 수 있는 여수 야경[사진=기수정 기자]

여수시의 ‘낭만 버스’는 지난 4월 대구에서 운영을 시작한 ‘김광석 음악버스’에 이어 문화예술 공연을 적극적으로 융합한 콘텐츠형 시티투어의 두 번째 사례다. 

이순신광장에서 출발해 여수의 야경 명소인 돌산대교, 소호 동동다리, 예울마루 지역 등을 둘러보는 낭만버스는 단순한 시티투어와는 차원이 다르다.
 

돌산대교 야경[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버스를 타고 여행지를 둘러보는 것은 기본이고 버스 안에서 펼쳐지는 1시간30분간의 공연 프로그램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무대의 배경은 여수. 고려시대에 만나 사랑을 이루지 못한 남녀가 조선-근대시대에 환생했지만 서로를 찾아 헤매다 현대의 여수 밤바다에서 운명의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 속에는 하멜 표류기, 그리고 신지끼(거문도 녹산곶 일대에 전해오는 전설 속 인어)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 속의 또 다른 소재로 녹여내는 것이 흥미롭다. 
 

낭만버스가 달리는 90분간, 버스 안에서는 재미있는 뮤지컬형 공연이 펼쳐진다.[사진=기수정 기자]

젊은 두 남녀 배우의 열연, 감미로운 음악, 여수의 아름다운 야경이 어우러져 관객(탑승객)의 호응도는 자연스레 높아진다. 
 

낭만버스가 달리는 90분간, 버스 안에서는 재미있는 뮤지컬형 공연이 펼쳐진다.[사진=기수정 기자]

별빛이 쏟아지는 밤, 여수를 달리는 낭만버스에 앉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뮤지컬형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는 '낭만버스'. 이 알찬 프로그램을 즐기려면 주말을 노리면 된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공휴일 저녁 7시30분, 각 1회씩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낭만 버스는 성인 기준 2만원이다. 

◆가족, 그리고 커플 모두의 핫플레이스···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돔 수조. [사진=기수정 기자]

여수에 왔다면 꼭 들러야 할 또 하나의 관광 명소가 있다면 바로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일 것이다.

지난 2012년 여수 엑스포 당시 문을 연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이미 여수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로 여행객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메인 수조에서 바다생물들을 감상 중인 모자(母子)[사진=기수정 기자]

국내 아쿠아리움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수조 규모만 6030톤.

이중 초대형 메인 수조와 그 속에 숨은 국내 유일의 360도 돔 수조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바닷속에 있는 느낌이 이런걸까. 양옆으로 고개를 돌려도, 위를 훑어봐도, 아래를 내려다봐도 해양생물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다. 신비로우면서 환상적인 느낌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사진=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제공]

이곳에는 바이칼물범·벨루가·바다사자 등 350여 종 5만5000여 마리의 다양한 생물들이 활개를 치며 살아가고 있다. 

초대형 메인수조에선 한화 아쿠아플라넷만의 자부심, 스토리가 가미된 수중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여수이니만큼 이곳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수중 공연 내용은 거문도의 수호신인 신지께(인어)의 구전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풍랑과 폭풍우가 몰아칠 때 나타나는 신지께.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에게 돌멩이를 던져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는 이 설화를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출신의 수중 공연 연출가와 동유럽 최고의 싱크로나이즈팀이 합류해 더욱 아름답게 표현해 냈다.

◆여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여수 해상케이블카
 

지난 2014년 12월 여수에서 운항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 케이블카.[사진=기수정 기자]

육지를 내달리고, 바닷속 세상(에 온듯한 착각을 주는 아쿠아플라넷)을 구경했다면 이제 하늘을 날 차례다. 

해상 케이블카의 시초 '여수 해상 케이블카'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 케이블카는 ​지난 2014년 12월 이곳 여수에서 운항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 12월 여수에서 운항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 케이블카.[사진=기수정 기자]

​여수 대표 관광지인 돌산공원(섬)과 자산공원(육지)을 연결한 이 케이블카는 홍콩과 싱가포르·베트남에 이은 아시아 4번째 케이블카로 유명세를 치렀다.

편도 1.5km, 왕복 3km. 케이블카를 타고 오가는 동안 여수세계박람회장과 오동도, 다도해의 수려한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동안 아담한 캐빈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풍광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일반 캐빈과 크리스털 캐빈으로 구분돼 있다.

바다 위를 떠가는 아찔함을 만끽하고 싶다면 크리스털 캐빈(현재 운영 중인 50대의 케이블카 중 크리스털 캐빈은 10대 가량이다.)이 제격이다. 바닥이 강화유리로 돼 있어 발아래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덕이다.

밤이 되면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기 위해 케이블카에 몸을 실은 데이트족들로 더욱 붐빈다.
 

해상 케이블카 탑승하기 전 바라본 여수 엑스포공원[사진=기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