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LNG 수요 잡아라' LNG 주도권 다툼 치열해지나

2017-07-30 18:04
일본, 필리핀 대상 LNG 사업 수주에 집중 방침
필리핀 에너지 수요 증가에 20억달러 규모 LNG 허브 건설 계획
"2040년까지 동남아 LNG 수요는 연 2% 증가"

[사진=보도자료]


향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는 천연액화가스(LNG)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일본이 LNG 개발에 본격 나서기로 하면서 LNG 사업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기업은 필리핀을 대상으로 LNG 사업 수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간 주력해온 원전 수출 사업의 미래가 불확실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비교적 환경적 논란이 적은 LNG를 후속 분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도쿄가스, 오사카가스, 미쓰이물산 등이 참여를 검토 중인 사업은 필리핀국영석유회사(PNOC)의 마닐라 근교 LNG 저장소·발전소 설립 계획이다. 필리핀을 첫 진출로로 삼은 이유는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2020년대 중반 자국 가스전이 고갈될 것으로 보고 LNG 기지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2020년 완공 목표로 20억 달러(약 2조 2420억 원) 규모에 달하는 LNG 허브를 책임질 국가 파트너를 연내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 국가는 한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이다. 

필리핀의 에너지 수요는 오는 2040년까지 3배로 늘어나고 전력 수요는 2015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상 수요량을 만족시키려면 향후 5년간 발전 능력을 7000메가와트까지 향상시켜야 한다는 계산까지 나온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필리핀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이 빠른 동남아시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동남아 LNG 수요가 2040년까지 연 2%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을 중심으로 LNG 수요를 맞추기만 해도 상당한 유명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LNG는 석탄 등 기존 원료에 비해 발전 원가가 2~3배 높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LNG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어 위험 요소는 남아 있다. 그러나 화석 연료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LNG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코퍼스 크리스티(텍사스 주), 코브 포인트(메릴랜드 주), 프리포트(텍사스 주)에서의 LNG 플랜트 건설 등 다수 LNG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등 외신은 미국이 향후 10년 안에 미국이 카타르, 호주 다음으로 최대 LNG 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 가운데 셰일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기존 셰일 가스 개발 설비를 활용하면 LNG 수출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동 국가의 단교 사태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카타르도 LNG 만큼은 마지막까지 방어하겠다고 밝혔었다.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동부 아프리카, 러시아 등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