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은행계 카드사와 정면 충돌

2017-07-30 19:00
- 내년부터 앱투앱 결제 서비스 시작
- 2%대 기맹점 수수료 0.5%로 낮춰

은행계 카드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앱투앱 결제서비스와 자체 신용평가를 도입해 기존 중금리 대출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카뱅은 내년 상반기에 앱투앱 결제 서비스, 2018년에는 자체 빅데이터를 통한 신용평가모델 도입도 예고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뱅이 앱투앱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은행계 카드사다. 앱투앱 결제란 스마트폰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구매 대금을 이체하는 방식이다. 계좌에 있는 금액 한도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해 체크카드와 유사한 형태다.

앱투앱 결제는 판매자가 부담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결제대행사(VAN, PG 등)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뱅은 앱투앱 결제를 통해 현재 평균 2%대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0.5%까지 낮출 예정이다. 판매자들에게 낮은 수수료를 제공해 얻은 수익은 소비자들에게 현금성 혜택으로 환급된다. 반면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포인트나 캐시백 적립률이 현저히 낮다.  

업계는 카톡 이용자들이 43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앱투앱 결제가 도입되면 은행계 카드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은 가맹점수수료(60%), 카드론(15%), 현금서비스 및 할부수수료(25%)다. 특히 신한·KB국민·우리·하나 등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매출 비중이 전체 카드의 10~40%로 삼성·현대·롯데(1% 미만)보다 높아 앱투앱 결제가 도입되면 타격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카뱅이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로 2금융권 대출자들을 적극 공략하는 것도 부담이다. 당장은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시스템을 활용하지만 내년부터는 축척된 결제 정보와 온라인 상거래 내역, 통신비, 카톡, 다음(daum) 등 소셜활동 정보를 분석해 카드·캐피털 등을 이용하는 고금리 대출자들에게 중금리 대출을 적용한다.

이럴 경우, 기존 금융권에서 월소득에 관계없이 고금리 대출을 적용받아 온 보험설계사·택배기사·자영업자 등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앱투앱 결제가 시작되면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20~40대 고객들이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체크카드 결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은행계 카드사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뱅의 대출시장 공략포인트도 기존에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층과 겹치는 만큼 카드사들이 중금리 대출시장 방어를 위해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