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 청와대 '호프미팅'서 "중국 사드 경제 보복으로 힘들다"
2017-07-28 01:17
중국의 한국산 배터리 규제에 한 목소리로 우려…사드 영향으로 어려움 가중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기업인들은 27일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본 간담회에 앞서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열린 사전 환담 '호프미팅'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그 부분 완화됐나, 요지부동인가, 관광객은 더 준 것 같다"고 하자, 정 부회장은 "저희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완전히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들 단체는 완전히 죽었다"며 다소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수출이) 고전하는 것 같은데 좀 어떠냐"고 물었고, 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술을 개발하고 기회를 살려서 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저희가 전기차용 배터리를 하는데 (중국 정부가) 아예 일본 업체 것은 오케이, 한국 것은 안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놨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이 "다른 부분은 몰라도 우리가 배터리만큼은 세계적 경쟁력이 있지 않나"라고 묻자, 구 부회장은 "중국이 자국 배터리를 키우려고 한국 업체는 못 들어오게 한다. 무슨 모델은 안된다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LG그룹 계열사인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나,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사실상 한국산 배터리의 중국 내 판매를 금지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구 부회장이 중국 정부의 규제를 언급하자 손경식 CJ 회장도 거들고 나섰다.
손 회장은 "베트남도 그런 압력이 있는 모양이더라. 중국과 사이가 안 좋으니까 베트남 수입은 막는다고 한다. 중국이 머리를 써서 그렇게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은 사드로 인한 어려움도 전혀 불편함 없이 말씀드렸고 문 대통령도 충분히 듣고 공감한 부분도 있고, 실제로 기업이 사드 때문에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었는지 혹시 전보다 상황이 풀린 게 없는지 일일이 물으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