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유일 아동복지시설 영명보육원, 후원물품 왜 줄어드나?

2017-07-27 09:30
생활 아동 급식에 쓰여질 쌀 550kg 사라져… 보육원 후원물품 빼돌렸다는 내부고발 수 차례 '제기'

 ▲ 세종시 유일의 아동복지시설인 영명보육원의 후원물품을 내부관계자들이 빼돌리고 있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돼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김기완 기자

세종시 유일의 아동복지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영명보육원의 존폐에 대한 풍문이 무성한 가운데 내부 관계자들이 아이들을 일부러 입소시키지 않는 등 고의적인 폐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기사, 7월19일, 23일 보도]

최근에는 후원받은 쌀 수 백킬로가 사라져 시설 종사자들의 도덕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내부 관계자들이 계획적으로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세종시와 지역 복지계 등에 따르면 영명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먹어야 할 쌀 550kg이 사라졌다. 이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급식용 쌀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특히, 사라진 쌀에 대한 이유를 조사하고, 진위여부를 밝혀내야 하지만 보육원 측은 오히려 이를 덥으려 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 시설의 원장이 담당 직원에게 사라진 쌀을 물어낼 것을 요구했지만, 직원 또한 쌀이 왜 사라졌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변제할 수 없었다. 담당 직원이라는 이유로 물어내야 한다면 결국 자신이 쌀을 빼돌렸다는 오해를 성립시키게 된다는 불안 때문이다.

하지만 원장의 변제 요구는 계속됐고, 결국 해당 직원은 세종시 감사위원회에 이를 신고해 진실을 밝히려 했다. 그러나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원장과 담당 직원이 반반씩 물어내기로 합의하는 등 이른바 '딜'을 했다는 것이다.

시 감사위원회 등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담당 직원의 근무연수가 충족되지 않음에도 퇴직금과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보육원 측에서 협조해준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측에서 사건을 덥으려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이 보육원이 운영되어 오면서 수 년간에 걸쳐 후원물품이 빼돌려지고 있다는 내부 고발도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사라진 쌀 550kg 역시 내부 관계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이 사건이 세종시청에 보고된 상황이었지만 담당 주무관 역시 서류를 쌀 수량에 맞게끔 다시쓰면(?) 된다는 취지로 대응해 문제가 될 것을 우려, 야합을 통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탁상행정의 직무유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명보육원은 세종시 내에서 운영되는 유일의 아동복지시설임에 따라 중앙 또는 지역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국무총리,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들이 명절이나 기념일에 앞서 방문코스로 잘 알려진곳이다.

또, 이 같은 배경을 행정기관의 지도점검과 의혹에 따른 수사기관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암묵적인 영향력으로 활용해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영상의 여러 의혹들이 수 차례 제기되는 등 문제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명수 아동청소년과장은 "영명보육원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필요에 따라 행정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운영상의 불합리한 부분을 좌시하지 않고 개선 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영명보육원 존패에 있어서도 김 과장은 "지역내 유일의 아동복지시설 폐쇄나 시설 용도변경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만간 보건복지부에 신청할 영명보육원에 대한 기능보강사업도 아이들을 위한다는 전제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