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기업인 첫만남'…무슨 대화 나눌까

2017-07-26 14:48
새정부 사람중심 경제 철학 공유…기업들, '일자리·상생' 노력 알리고 애로사항도 밝힐 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28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첫 기업인 대화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실질적이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의 형식을 탈피한 호프타임 형식의 만남으로 기업인들 이야기를 경청하겠다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간담회 시간도 3시간 이상으로 길게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6일 "그때(박근혜 정부때)는 말하고 받아적는 자리였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일자리 몇 개 만들겠다, 투자 몇 개 하겠다라고 약속하고 거기에 엮이는 자리였지만 거꾸로 이번에는 그냥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이번 간담회는 듣는 게 중요하다. 대통령도 듣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기업의 전문경영인(CEO)이 먼저 이야기하고 대통령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첫날은 재계 순위 짝수 기업 중심으로, 이튿날은 홀수 기업 중심으로 진행된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7일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튿날인 28일엔 박용만 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 잘사는 경제, 사람 중심 경제와 같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새 정부의 경제철학 공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초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증세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는 각 그룹 총수들은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정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압력을 겪는 철강과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조선 등 일부 기업들은 어려운 경영여건과 현장 애로사항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인력, 기술, 자금 지원 면에서 해온 그간의 노력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기로 한 계획도 언급하며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차 위주로 이뤄졌던 상생 활동을 이번에 2·3차 협력사로도 확대한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는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5천 곳 이상의 2·3차 부품 협력사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는 현재 진행 중인 도시바 인수를 잘 마무리해 '반도체 코리아'를 이루겠다는 목표와 함께 하이닉스 생산라인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LG는 최근 발표한 '신(新) 상생협력 체제'와 이날 LG디스플레이를 통해 밝힌 7조8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상세히 설명하고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기업들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업종인 만큼 앞으로의 일자리 창출 계획에 초점을 맞춰 대화를 풀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복합쇼핑몰 입지 및 영업제한 등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견기업으로서 유일하게 참석하는 오뚜기는 모범 기업으로 꼽힌 만큼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이런 노력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