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 동현배 “빅뱅 태양은 나의 자랑…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 되고파”
2017-07-27 00:00
어떤 작품에서든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주인공이 있다면 그 주인공과 작품에 맛깔나게 양념을 쳐주는 ‘감초’ 역할을 하는 배우도 존재한다. 그리고 때론 그 감초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극 전체의 분위기와 흐름을 바꾸며 완성도를 높여주기도 한다.
배우 동현배가 그렇다. 최근 종영한 KBS2 예능 드라마 ‘최고의 한방’에서 능청스러운 연습생 MC드릴 역을 맡으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는 “드디어 이제 끝났구나 싶어요”라는 말로 종영 소감 운을 띄웠다.
“집에 있는 대본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잘했던 것에 대해 기특하고 뿌듯하죠. 다시 그 현장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민재, (윤)시윤이 다 보고 싶어요.”
“차태현 선배님께서 오디션 영상을 보셨는데 보자마자 저로 결정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배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제 연기를 보시려고 제가 출연했던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직접 보시고 가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극중에서 MC드릴이라는 인상적인 이름을 사용했다. 동현배는 그 이유에 대해서도 “왜 드릴이냐고 저도 여쭤봤는데 ‘그냥 웃기잖아’라고 넘어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봤는데 극중 현재(윤시윤 분)도 듀스를 오마주한 것처럼 저는 미국의 래퍼 MC해머를 따와서 MC드릴로 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라며 통쾌하게 웃었다.
정작 동현배는 실제로 브루노마스, 마이클잭슨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했다. 더불어 H.O.T., 젝스키스처럼 어렸을 적 자신의 우상에서도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에 데뷔한 배우 동현배는 횟수로 7년째 연기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대박 작품에 출연하거나 하는 소위 우리가 말하는 흥행과는 큰 인연이 없었지만 그는 늘 연기력을 인정 받아왔다. 그 연기력은 이번 ‘최고의 한방’을 통해 빛을 발했고, 그에게는 말 그대로 최고의 한방이 된 셈이다.
그래서 MC드릴은 그에게 ‘인생 캐릭터’가 됐고, 동현배는 이를 가벼이 여기지 않았다.
“여태껏 해왔던 걸 한 것 뿐이에요. 물론 좀 더 많이 놀았던 것 뿐이었지만요.(웃음) 하지만 작품을 들어갈 때마다 과정은 매번 똑같았어요. 그래서 인생캐릭터라는 말이 좀 의아해요. 저는 똑같이 했다고는 했는데, 기분은 너무 좋지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신중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이 드라마가 정말 최고의 한방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것도 좋았고요.(웃음)”
동현배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이유는 별 다른 게 없다. 극중 MC드릴처럼 그는 늘 활달했다. 그래서 함께하는 모든 이들까지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역시 자신의 성격에 대해 “여러 사람이 있으면 침묵을 못 견뎌요”라고 말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사실 동현배는 자신의 이름 세 글자보다 ‘빅뱅의 태양 형’이라는 수식어가 더욱 익숙하다.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 역시 그렇다. 하지만 동현배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원래 예전부터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기분 나쁘거나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또 동생인 태양과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질문에 그는 “영배(태양 본명)는 애기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태양을 향해 “어렸을 때는 귀여운 동생이었고, 지금은 듬직한 동생이예요. 그리고 나의 자랑이죠. (태양은) 내꺼 예요”라며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의 애정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어렸을 때에는 영배보다) 끼는 제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웃음) 제가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그랬고, 태양(본명 동영배)은 어렸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보니 그런 거지 둘 다 일에 대해서는 노력형이었어요 회사 식구들은 제가 끼가 많다고 하겠지만 이렇게 사적인 자리나 인터뷰에서는 재밌을지 모르겠지만 카메라가 많으면 생각도 많아져서 어떻게 해야지 잘할까라는 생각 때문에 또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라디오스타’ 출연은 아직도 많이 아쉬워요. 하하하.”
빅뱅의 태양 형으로 알려진 것 역시 전혀 아무렇지 않다면서 이야기하는 그는 “이미 태양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치까지 올라 갔잖아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현배가 동생 동영배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동현배는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너무 즐거운 배우다. 그래서 어떤 배역이 주어지더라도 그 배역에 충실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집중했다. 다소 늦은 나이인 스물아홉에 배우로서의 인생을 시작했지만, 단 한 번도 배우를 후회한 적은 없었다.
“배우 된 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카메라 앞에 많이 서고 싶은데 많이 못 서서 안타까울 뿐이죠. 밤새고 힘들어도 카메라만 있으면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그게 정말 신기해요. 제가 원래 연극과를 나왔는데 단편영화에 여러 번 출연했지만 기회를 잡는 법을 몰랐을 뿐이에요. 지금은 늘 즐겁게 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어쩔 땐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도 안 만나고요. 제가 단순하긴 해서 오래가는 편은 아니지만요.(웃음) 만약 일을 하는 도중에 어느 순간 감정이 깊이 빠지게 되면 혼자 걷든가 노래방을 가고 풀어버려요.”
이제 7년차 배우가 된 동현배는 ‘최고의 한방’을 함께한 선배 차태현을 본받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차태현 선배님은) 이뤄 놓으신 게 정말 많잖아요. 예능인, 배우 등 하시는 게 많고요. 드라마 PD도 하셨죠. 이제 영화감독만 하시면 되는 것 같아요.(웃음) 그냥 형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저희를 대해주시는 모습도 존경할만한 모습이 너무 많아요. 정말 본받고 싶은 게 많습니다.(웃음)”
동현배와의 인터뷰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웃음이 끊이질 않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빅뱅 태양의 형이 아닌 동현배의 동생 태양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인터뷰어의 이야기에 천진한 웃음을 짓던 동현배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원초적인 질문에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도 이내 “오래 오래 카메라 앞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수식어는 생각 안 해봤지만, 저와 함께 작업한 분들이 저와 또 작업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사실 대중 분들에게 인정 받는것도 좋지만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건 정말 힘들거든요. 대중들도 좋아하고,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