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급락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당분간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유 감축에 대한 산유국 간 입장차가 감지되면서 주요 산유국의 산유량 감축 방침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 등 외신이 24일(이날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0년 기준 국제유가 전망치를 기존 관측보다 5달러 낮은 배럴당 57.5달러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전망치도 5달러 낮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지금대로라면 2018년 3분기까지는 국제유가 상승 관련 터닝포인트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오는 2019년까지도 시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기준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이 산유국 회담에서 공급 과잉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공개된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주요 산유국들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산유량 감산점검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국가들이 감산 이행에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도 재정적 어려움을 들어 감산 합의 불이행 방침을 밝혔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과 러시아 등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 3월까지 하루 약 18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정치적 이유를 들어 산유량 감축 합의에서 예외를 인정 받던 나이지리아가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청신호로 작용하지 못했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산유량이 하루 180만 배럴을 밑도는 만큼 감산 효과가 최소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반등을 위해 산유량 감산 등 OPEC의 노력이 빛을 바랬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8월 수출량을 하루 660만 배럴로 감축, 원유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지만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CNBC는 "OPEC 회원국 사이의 합의에는 이미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산유량 감산 합의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mission impossible)'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산유량 감축 방침이 상대적으로 미국 셰일 원유 업계에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