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기자의 부동산 따라잡기] 한강변 아파트 로망의 이면
2017-07-20 14:56
한강변 아파트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일종의 로망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이는 수많은 '블루칩' 단지들 중에서도 한강이라는 사회 공유자산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는 단지가 몇 없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한강변 아파트는 서울 전역으로의 접근성이 좋고, 한강시민공원을 이용하기도 쉽죠.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10년 전쯤 이촌동에 거주했던 한 지인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한강을 바라보면서 연신 "멋있다"는 말을 반복한 적이 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본 지인은 제게 "나도 입주한 후 6개월까진 그랬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아무리 좋은 풍경도 매일 보면 감흥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당시 어렴풋이나마 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한번 그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요.
하지만 그 지인이 이야기해준 한강변 아파트의 단점 몇 가지는 꽤나 수긍이 가는 것들이었습니다.
우선 한강변 아파트에는 기본적으로 강바람이 붑니다. 한강 자체의 규모도 크거니와 최근 강변에 들어서는 단지들이 초고층으로 지어지다 보니 건물 사이 바람까지 더해져 현장에 가보면 생각보다 세기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겨울에는 살을 에는 칼바람으로 돌아오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열, 방풍이 잘돼 있는 단지 내부에만 머무르면 되지 않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닐 일은 정말 많습니다.
간선 도로로 말미암은 소음 문제도 유의해야 할 점입니다. 한강변을 따라 강북에는 강변북로, 강남에는 올림픽대로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도로가 서울 전체를 횡단하는 도로이다 보니 교통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겁니다. 고층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저층에 사는 분들이라면 자동차 소음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강남권과 강북권의 조망권이 다소 다르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강북 일대 한강변 아파트는 자연스레 남향으로 한강을 접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강남은 그렇지 않죠. 향을 다소 틀거나 발코니 및 거실을 북향으로 짓지 않는 이상 부엌을 통해 한강을 조망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사실 거주자의 취향을 완벽히 충족하는 아파트는 없습니다. 업무시설에 위치했건, 아름다운 산기슭에 자리 잡았건 모두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이죠.
다만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워낙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장점에 비해 단점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곤 합니다. 만약 실거주를 염두에 두고 계시다면 앞서 언급한 사항들도 차분히 살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