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정차이 잡았나... 中 부패사령탑 왕치산 "순시로 당 기강 세워야"

2017-07-17 15:00
왕치산 중국 기율위 서기 17일 인민일보에 문장 기고
'순시' 중국 반부패 사정과 종엄치당의 날카로운 검, 영원히 계속
예외없다 강조...기율위 충칭 순시 후 쑨정차이 낙마 소식 나온 시점

왕치산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사진=신화사]
 

김근정 기자 =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차기 지도자로 낙점됐던 쑨정차이(孫政才) 충칭(重慶)시 서기가 낙마한 상황에서 중국 사정 당국의 수장이 '순시(巡視)' 를 통한 당 내부 단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거물급 인사의 낙마를 주도해온 중국의 호랑이 사냥꾼, 왕치산(王岐山)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서기가 17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직접 '순시, 중국 공산당 민주 감독체계의 우월 보여줬다'라는 제하의 문장을 기고하고 "순시가 반부패 사정작업과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의 날카로운 검으로 모두를 대상으로 영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 서기는 "전면적 종엄치당은 18차 당 중앙의 공산당 내부 관리, 국가통치와 행정에 있어서 얻어낸 중대한 정치적 성과"라며 "시진핑(習近平)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순시'라는 방식을 이를 위한 핵심 도구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중앙순시공작영도소조는 △ 정치의식 △ 거국적 관점 △ 핵심으로의 인식 △ 모범의식 △ 종합·심층적인 순시 실시 등 소위 '5위 일체'를 바탕으로 '4개 전면'(샤오캉사회 건설·개혁심화·법치실현·기율강화)의 요구를 반영해 순시를 해왔고 막대한 성과를 거뒀다.

왕 서기의 소개에 따르면 18차 당 대회 이후 총 12차의 순시가 실시됐으며 277개 당조직, 16개 성·시·자치구를 순시했고 4개 중앙 기구에 대한 기습 순시도 나섰다. 총 159만 건의 신고가 접수 됐고 5만3000명(연인원)의 당간부, 인민과 대화해 8200여건의 문제를 적발했다. 18차 당 대회 이후 중앙 기율위가 조사에 착수한 사건 중 무려 60%가 순시에서 시작됐다.

왕 서기는 "순시의 권위와 힘은 당 중앙에서 오며 당 중앙은 수 차례 순시 조례를 수정하며 전면적 종엄치당을 영원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19차 당 대회 이후에도 더욱 활발한 순시로 각종 비리, 부패 등을 적발해 다스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모든 관계자와 기관이 순시의 대상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모두를 아우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위협적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은 장기 집권 거대 정당으로 권력에 대한 자체적인 감독·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순시를 통해 내부문제를 찾아내고 개선해 인민의 공산당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쑨정차이가 충칭시 서기에서 밀려나고 기율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 왕 서기가 직접 '순시를 통한 예외없는 강력한 내부 관리'를 강조해 특히 주목된다.

기율위 제11순시조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충칭시를 찾았다. 이후 기율위는 "순시 결과 충칭이 보시라이(薄熙來)와 왕리쥔(王立軍)이 남긴 사상적 적폐를 철저히 제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쑨정차이가 불명예 퇴진을 넘어 빠져나오기 힘든 수렁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중국 당 중앙은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서기를 충칭시 서기에 임명했다. 쑨정차이의 차기 인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이에 홍콩 등 중화권 매체는 쑨정차이가 기율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추정 보도를 쏟아냈다. 구체적인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쑨정차이의 차기 상무위원 진입이 불가능해졌음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