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서둘지 않겠다" 비둘기 띄운 옐런 ..지붕 뚫은 증시

2017-07-13 17:47
美 하원 재무위원회서 발언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저물가 일시적 현상 아닐수도"
보유자산 연내 축소 재확인

[사진=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2일(이하 현지시간)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연내 자산축소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23.07포인트(0.57%) 높은 2만1532.14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 면밀히 살필 것"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각종 경제 사안과 경기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가 향후 2~3년 동안 고용시장이 더욱 견고해지고 물가도 2%까지 오르면서 완만하게(moderate)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다소 지지부진한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옐런 의장은 "우리가 향후 몇년간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이른 판단"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는 물가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제대로 도달하지 않을 경우 정책을 조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12일 전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5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밑도는 1.4%에 그치면서 2월의 1.8%에 비해 크게 둔화된 점도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CNBC 뉴스는 옐런 의장이 미국경제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으며, 이같은 현상을 경계하는 붉은 기(red flag)를 들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옐런은 그동안 견고한 고용시장은 결국 임금인상을 불러오고, 그로 인해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6월 실업률은 4.4%로 16년 이래 최저 상황이지만, 임금 인상은 더딘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물가 목표 달성은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만큼, 옐런의 이같은 발언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옐런 의장은 또 현재 단기 기준금리의 수준이 '중립의 수준'을 밑돈다고 발언했지만, 현재 중립 금리의 수준은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낮아졌으므로, 중앙은행이 그것을 맞추기 위해 현재 수준보다 금리를 크게 높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중립 금리'란 연준이 경기를 부양하거나 진정시킬 필요가 없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시장에서는 옐런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인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발언으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고 CNBC 등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13일 발표되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4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이후 연준의 행보를 짐작하게 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내 보유 자산축소 강력 시사…규모는 정확히 안밝혀 

금리인상에 대해 온건한 입장을 보였지만, 옐런 의장은 연내 보유자산 축소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이날 "연준은 올해에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산축소의 규모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13~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보유자산 축소 시점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만기가 돼 돌아오는 원금의 재투자를 멈추는 방식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줄이는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9월 정도부터 자산축소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위기 뒤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 및 부동산담보대출증권(MBS)을 매입했으며, 만기가 돌아와도 이를 다시 매입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유지했다. 현재 연준의 보유자산은 금융위기 이전의 4배 수준인 4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

연준의 자산축소는 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이지만, 옐런 의장은 "자산축소를 주요 통화정책 수단으로 사용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으며, 금리 인상과의 병행 여부에 대해서도 결정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관리들도 자산축소에 대해서는 크게 반발하지 않고 있어 연내 추진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
 
한편 캐나다 중앙은행이 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12일 정례 금리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25%포인트 올린 0.75%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미국이 시작한 긴축적 통화정책에 G7 국가 중 처음으로 공식 동참하게 됐다. 이밖에도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중앙은행(BoE),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긴축 정책 시작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