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연장' 상품? "꼼꼼히 확인하고 투자하세요"

2017-07-12 07:57

[사진제공=아이클릭아트 ]



윤주혜 기자 = # 직장인 차 씨(남성, 35세)는 최근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상품에 100만원을 투자했다. 수익률이 10%를 훌쩍 넘길 정도로 높았고, 상품 설명을 보니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뒤 자신이 투자한 상품이 상환이 한 번 미뤄진 '연장 상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차 씨는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

12일 한국P2P금융협회는 '연장 상품'을 부실 돌려막기용으로 악용하는 업체를 선별하기 위해서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이다. 

만기 연장상품이란 대출자가 상환 기간 내에 대출 원금을 갚지 못해 원금 상환을 연장한 상품이다. 매달 이자를 꼬박꼬박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갚는 만기 일시 상품의 경우, 차주가 원금을 갚기 어려울 때 대출을 재계약하는 등의 형태로 진행된다.

P2P는 만기가 도래했는데도 차주가 대출 원금을 상환할 여력이 안 되면 해당 상품에 대해서 투자자를 새로 모집해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돌려주는 식으로 '만기 연장'을 한다. '연장 상품' 또는 '재계약 상품'이라고 일컫는다. 

기존 금융권에도 연장 상품이 있다. 하지만 해당 금융기관의 자금으로 만기를 연장하는 기존 금융권 달리 대출금과 투자금을 연계하는 플랫폼인 P2P는 다수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연장을 한다. 

부실이 발생하면 제도권 금융사는 해당 금융사가 책임을 진다면 P2P는 온전히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연장 상품'은 연체가 발생한 상품을 연장으로 바로 돌려서 연체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돌려막기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

또 차주가 부동산 물건을 느슨하게 심사해 수수료만 챙기고 반복적인 돌려막기를 통해서 최종 투자자들에게 부실을 완전히 전가할 수도 있다.

한국P2P금융협회는 이러한 '연장 상품'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 회장은 "대출 연장은 차입자를 위해서 꼭 필요한 서비스다"면서도 "일부 업체들이 하나의 상품에 대해서 정상적인 재계약과 달리 이미 연체된 상품을 연장할 경우에는 최종 투자 고객이 모든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악용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하지만 정상적인 대출 연체건과 정상적이지 않은 대출 연체건을 구분하는 게 굉장히 어려워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