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현 기자 = “정장대신 청바지, 호텔대신 영화관, 그리고 티볼리대신 코나(KONA)”

11일 열린 현대차의 첫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코나의 미디어 시승회의 한줄 평이다.

현대차의 기존 신차 출시 행사 장소는 대부분 넓은 호텔 연회장에서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코나의 미디어 시승회 행사 장소는 서울 여의도 IFC몰 CGV영화관이었다. 마치 코나라는 ‘작품’을 선보이는 듯한 색다른 장소로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행사 장소에 이어 패션에서도 변주를 줬다. 이광국 현대차 영업본부 부사장을 비롯해 임원진들은 넥타이와 정장 대신 롤업 청바지와 로퍼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지난달 13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청바지에 흰색 티를 입고 코나를 세계 최초로 소개했던 것과 일맥상통한 모습이었다.

취재진들의 낯설음을 눈빛으로 느꼈던 류창승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말로만 젊은 감성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변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장소와 패션에서 기존과 달리 파격을 선보인 이유는 코나의 타깃층이 첫 차를 구매하려는 2030 젊은세대인 것도 있지만,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연간 11만대 규모로 쌍용차의 티볼리, 르노삼성차의 QM3, 한국GM의 트랙스가 전진 배치돼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광국 부사장은 “철저한 시장 분석으로 현대차 SUV만의 가치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코나가 소형 SUV시장에 조금 늦게 진출했지만, 다른 브랜드에 없는 월등한 기능으로 무장했다”고 강조했다.

코나는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사의 제품대비 강점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현대차가 기존 경쟁사들의 모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던 모습과 달리 국내 대표 소형 SUV와 비교 분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2030세대 학생과 직장인 티볼리, QM3, 트랙스 차주들의 인터뷰를 통해 경쟁사 모델의 부족한 면을 언급하면서 코나는 이를 보완했다는 내용으로 채웠다.

QM3의 경우 연비는 좋으나 첨단안전사양이 부족, 트랙스의 경우 힘은 좋으나 투박한 인테리어로 감성품질이 부족, 티볼리는 엔진소리가 커 정숙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코나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겸비한 소형 SUV의 장점을 기본으로 스타일, 주행성능, 안전, 편의사항 등을 동급 최강으로 꾸렸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날 코나의 사전계약 대수가 현재까지 7000대라고 밝혔다. 특히 코나는 2030세대 고객이 45%, 여성 비중이 51%로 젊은 고객과 여성 고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나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 2만6000대 이상, 내년에 4만5000대 이상 팔겠다는 목표다. 코나가 기존 소형 SUV의 한계를 뛰어넘는 '글로벌 소형 SUV'로 포지셔닝을 설정한 만큼 경쟁 차종들을 제치고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