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음폐수 처리시설 부실시공 책임 소송.. 승소는 했지만
2017-07-11 07:31
음폐수 정상처리 근본대책 마련해야...돈 먹는 하마로 전락 우려
(포항) 최주호 기자 =경상북도 포항시와 한국환경공단이 4년여 동안 끌어온 포항시 음폐수(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 나오는 폐수) 처리시설 부실시공 책임 공방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포항시민들은 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포항시에 90t의 음폐수 정상처리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11일 시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민사부는 지난 7일 포항시가 음폐수 처리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한국환경공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포항시에 29억4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단에 음폐수에 대한 철저한 성상조사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조사를 부실하게 하고 무리한 설계기준을 설정한 것 등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실제와 다른 성상조건을 공급협약서에 제시한 과실과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포항시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포항시 음폐수 처리시설에서는 일일 평균 90t 중 54t만 정상 처리되고 나머지 36t은 포항시 하수종말처리장과 포스코, 올해 계약을 체결한 군산시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처리시설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54t 정상처리에 대한 시설물 부분준공처리가 필요하며, 1심 소송 이후 항소에 대비, 향후 소송은 별개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90t의 음폐수 정상처리를 위해서는 6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형기성 소화조를 반드시 설치해야 전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포항시 음폐수 처리시설은 2013년부터 음폐수의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육상처리를 하기 위해 한국환경공단이 신공법으로 설계와 시공을 맡아 104억원을 들여 남구 호동에 건립됐다. 당초 하루 90t의 음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시공됐지만 54t 정도만 정상 처리되고 있어 시가 한국환경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