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미소 국가대표에게 갖는 기대
2017-07-12 00:00
이경희 (재)한국방문위원회 홍보팀장
“여행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멋진 풍경이나 화려한 이벤트,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었는지에 앞서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느꼈는지가 가장 강렬하게 여행지의 인상을 결정한다.”
얼마 전 (재)한국방문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017 종사자 미소국가대표 위촉식에서 명예 미소국가대표로 위촉된 가수이자 방송인 에릭남씨가 한 말이다. 그간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온 그는 여행자에게 어떤 기억을 남겨줄지는 전적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태도와 응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낯선 땅에서 맞닥뜨리는 많은 이국적인 경험 가운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가장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은 사람들과의 교류이고 거기서 비롯된 인상이다. 여행의 목적이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의 획득이라고 할 때 충분히 타당한 말이다. 아무리 대단한 무언가를 보았다고 한들 현지에서 부딪치는 사람들에게서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여행의 의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행히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들의 친절도는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이유를 묻는 최근 설문조사에서 상당수의 외국인들이 한류, 관광명소 등과 함께 한국인의 친절을 꼽았다. 실제로 거리에서 도움을 구하는 외국인을 성심껏 안내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를 찾는 여행객 중 개별 관광객이 70%를 차지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대단히 바람직한 변화다.
한국방문위원회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800명에 달하는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를 선정해 왔다. 공항과 철도, 면세점, 음식점 등 전국의 다양한 현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맞아 ‘미소’로 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분들이다. 종사하는 분야는 달라도 이방인들에게 친절로 우리나라에 대한 인상을 심어주는 일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는 숨은 역군들이다. 이들의 환대에 깊은 감명을 받아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
이제 미소국가대표의 외연을 확장할 때다. 각자가 처한 삶의 현장에서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작은 친절과 사소한 행동 하나가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만든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한류에 대한 동경이든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든, 무언가에 대한 관심 때문에 방한하는 외국인들에게 이것 하나만은 꼭 남겨주도록 하자. 한국인의 친절은 다른 어디에 가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자랑스러운 문화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