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통과 난항으로 ​멈춰선 추경…정부 ‘플랜B’ 만지작

2017-07-10 17:07
4차 산업‧소득재분배 경제현안 先처리 움직임

배군득 기자 = 정부가 일자리 추가경정(추경)예산안 통과에 난항을 보이자 4차 산업, 소득재분배 등 다른 경제현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플랜B’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추경이 한 달 이상 국회에 머물고 있는 탓에 다른 경제현안을 시작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당장 이달 말로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도 뚜렷한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분위기를 볼 때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경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새 정부가 일자리를 제외하고 다른 현안을 먼저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일자리 정책이 추경에서부터 막혀 답보상태에 놓인 마당에 다른 현안까지 늦어질 경우, 하반기 경제정책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 달 세법개정안과 내년 예산안 발표가 줄지어 대기 중이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부문별 정책발표로 대체하는 방안도 정부가 고민하는 것 중 하나다. 일자리 로드맵, 4차 산업혁명 추진방안, 대외경제 정책방안 등 간헐적으로 대책을 내놓는 방법인 셈이다.

정부가 이런 고육책을 고민하는 것은 지나치게 일자리에 매몰돼 다른 현안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골든타임은 임박했는데, 성과 없이 제자리걸음을 보이는 추경을 정부 뜻대로 통과시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일자리를 제쳐두고라도 다른 정책에 대한 정부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자리가 정치권에 묶인 마당에 정부가 추경에 집착하면, 다른 경제현안도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자리 정책을 제외한 다른 경제현안은 일찌감치 정책수립이 됐다는 점도 ‘플랜B’ 가동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특히 일자리의 경우, 추경 항목에 포함된 부분을 제외하고 로드맵 발표가 가능하다.

소득재분배 역시 세법개정안에 담기는 게 확실시되고 있다. 소득재분배도 일자리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추경과 무관한 부분부터 풀어나가면 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에서 추경이 통과돼도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야당 의견을 일부 수용, 추경안을 수정해 통과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주내 추경 통과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다른 정책을 우선 발표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오전부터 국회 야 3당 지도부를 찾아 추경 통과를 재차 논의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