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완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발사와 관련 대북 규탄 언론성명을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당초  미국의 주도로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중대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의 언론성명 초안이 회람됐지만, 러시아가 초안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도 논평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전술 기술 특성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달리 언론성명은 그동안 긴급회의 이후 15개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언론성명을 놓고도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견을 보이면서, 추가적인 대북제재 결의안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미국은 북한의 경제적·군사적 이익 배제, 인력 수출 금지 등 초강경 대북 제재 릉 주장하는 반면 중국·러시아는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활동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동결하자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의를 일축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과 한국의 군사훈련 사이에는 아무런 등가성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북한의 핵 활동과 함께 한미 군사훈련을 동결해야 한다는데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도발로 위협이 증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동맹과 협력국 전체가 관여하는 외교적 노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폭스 뉴스 등 현지언론이 보도 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이러한 능력(ICBM 시험발사 성공)이 그 자체로 우리를 전쟁으로 더 가깝게 가게 했다고는 믿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그간 대통령도 매우 분명하게, 국무장관도 매우 분명하게 말했지만, 우리는 경제와 외교적 노력들로 (북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미국의 군사적 조치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에 대한 엄중한 조치(pretty severe things)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우리가 꼭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나는 레드라인을 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