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비저 의장 “분배없는 성장이 브렉시트‧트럼피즘 불러왔다”

2017-07-05 10:58
보호무역주의ㆍ반세계화는 '위기이자 기회'

토머스 비저) 유럽금융위원회·유로실무그룹 의장 [사진 =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현상철 기자 = "분배의 실패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불러왔다. 모두에게 혜택이 되는 자유무역, 포용적 성장을 위해 충분한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토머스 비저 유럽금융위원회 의장은 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렉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세계화나 국제교역의 증가, 기술발전은 모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자유무역은 모두에게 혜택이 되는데, 이는 득을 보는 자들이 손실을 보는 자들에게 보상을 해줄 때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논리가 전세계와 각국의 경제‧사회에도 적용돼야 하지만, 사실상 오늘날에 많은 사람이 소외되고 있다. 분배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라며 “그래서 브렉시트와 트럼프에 투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분배와 성장이 함께 이뤄지려면 각국이 경쟁력을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저 의장은 “단순히 포용적 성장만이 아니라, 생산성 증대도 필요하다”며 “노동력이 생산기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고, 각국이 (경제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을 늘려야 한다. 생산성이 뒤처지는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국이 경제적 자생력을 강화하고, 경제안전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의 재정정책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각국의 통화정책은 EU뿐 아니라, 다른 중앙은행에 도전과 과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재정정책을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며 “목적은 경제안정화와 재정건전성의 지속”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한국은 부채비율이 낮아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게 큰 문제가 아니다”며 “유럽은 조심스럽지만 유럽연합 차원에서 효율성을 증진할 필요가 있어 향후 10년내 완전한 재정동맹체제로 가야 한다. 유로존 차원에서 재정정책을 운용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의 보호무역주의나 반세계화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밝혔다.

비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는 유권자의 기득권에 대한 불만의 표현인데,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 및 세계화와 관련이 있다”며 “각국의 문제가 글로벌 차원의 문제가 됐고, 글로벌 문제를 풀기 위해 각국이 각자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동적인 시대에 살고 있는데, 이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각국의 의견 차이만 확인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각국이 협력과 국제 파트너십을 강화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