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흑백영상 세계 최초로 발굴… 서울시·서울대, 美 문서기록청서 확인
2017-07-05 11:00
중국 송산서 포로 잡힌 7명 여성 모습 담겨
강승훈 기자 =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를 찍은 영상자료가 세계 최초로 발굴됐다. 그동안 증언, 문서, 사진 등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실제 촬영된 영상이 공개되는 건 세계 최초다.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2관에서 한국인 위안부 영상을 발굴해 5일 공개했다. 2년여 간의 끈질긴 조사 끝에 70년 넘게 잠자고 있던 역사를 끄집어낸 것이다.
이 필름은 미‧중연합군으로 활동한 미군 164통신대 사진대 배속 사진병(에드워드 페이(Edwards C. Fay) 병장 추정)이 1944년 9월 8일 직후 촬영해 소장했던 것이다. 이번 발굴은 서울시의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사업' 하나로 이뤄졌다.
영상 속 장소에서 위안부 포로 심문이 이뤄졌다. 당시 만삭이었던 고 박영심 할머니(2006년 별세)는 탈출 과정에서 사산해 중국군의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영상엔 보이지 않는다.
박 할머니는 2000년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 준비 과정에서 과거 공개된 위안부 사진 속 만삭의 여성이 본인이라고 스스로 밝혀 국제사회로부터 조명을 받았다.
또 미‧중연합군이 이후 포로 심문과정에서 생산한 '조선인 위안부 명부'에 있는 이들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중국군이 여성들을 쿤밍(곤명) 포로수용소로 데려가 작성한 포로 명부에는 한국 이름과 나이, 고향이 각기 기술됐다. 박영심의 이름도 명확히 표기됐다.
서울시는 당시 일본군 위안부가 처했던 상황과 실태를 보다 명확히 증명해내는 중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9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여러 방식으로도 지원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위안부 연구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갑자기 끊긴 상태에서 서울시라도 하겠다는 마음으로 추진했다"며 "불행한 역사도 기록하고 기억해야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