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법원 "두테르테 대통령 계엄령 선포 합헌"

2017-07-04 18:21

[필리핀 대법원 ]


이규진 기자 = 필리핀 대법원이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 소탕을 내세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4일 로이터에 따르면 필리핀 대법원은 4일 표결 결과 11대 4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무효화시켜 달라는 청원을 기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IS 추종 반군 '마우테'는 지난 5월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를 점령했고 이 곳에서만 지금까지 460명 이상의 반군, 정부군, 민간인이 사망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우테를 소탕하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한 것이다. 

필리핀 헌법상 계엄령은 최장 60일간 발동할 수 있으며 의회 승인을 통해 연장 가능하다. 계엄령은 국가 비상 사태 시 병력으로 공공의 질서와 안녕을 유지가 판단될 때 발동하는 국가 긴급명령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반란의 씨앗이 민다나오 전역에 심어졌다며 계엄령을 정당화했다.

필리핀 주민들은 계엄령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1972년부터 계엄령을 선포하고 14년간 독재자의 길을 걷었다. 민중의 힘 혁명으로 사퇴할 때까지 수만 명이 투옥되고 실종됐었다. 시민들은 이번 계엄령이 이전 독재시절을 불러일으킬지 두려워하고 강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슬람 정서가 깊은 민다나오에서 갈등을 재점화시킬 수 있단 우려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