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우리의 영토 독도, 이제는 바닷속 생태환경에도 관심을
2017-07-02 14:07
지난해 개봉한 ‘고산자, 대동여지도’라는 영화를 보면 김정호 선생이 우리나라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독도를 그려 넣고자 피나는 노력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이 장면에서 대동여지도 탄생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실감할 수 있다.
김정호 선생은 독도를 그리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거쳤다. 그러나 독도를 그려넣음으로써 비로소 대동여지도가, 우리나라가 완성될 수 있었다.
지금도 독도까지 가기 위해서는 긴 여정을 거쳐야 함에도,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다녀와야 할 곳이 독도라고 생각한다. 2009년 독도 입도조치 완화 이후, 지금까지 독도 방문객은 180만명을 넘어섰다.
독도 선착장에 내리면 너나 할 것 없이 태극기를 흔들며, 웅장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일부에 불과할 뿐, 사실 독도에는 수많은 생물이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독도에는 해양무척추동물인 △연체동물 △절지동물 △환형동물 △자포동물 등 57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세계적인 수준의 생물다양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독도는 물개, 큰바다사자, 물범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충분히 찾아올 수 있는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독도의 수려함 속에 가려진 바닷속은 갯녹음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바다 사막화가 독도에서도 진행 중이다.
독도 북‧동측은 감태, 대황 등 해조숲이 무성해 안정된 생태계를 갖췄다. 반면 선착장 주변과 서도 일부 등에는 갯녹음이 진행 중이거나 심화된 지역이 나타나고 있다. 면적이 10여ha에 이르는 등 독도 전체의 약 38%가 갯녹음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갯녹음의 원인으로 해수온 상승, 해양오염 등이 꼽히지만 정확한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 학계에서는 독도에 사는 둥근성게, 보라성게 등 성게류의 이상증식이 사막화를 가속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한다.
성게 등 조식동물(粗食動物)이 먹고 남은 해조류가 갯바위에 부착되면 어린 해조류가 착생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성게의 활동반경은 이동능력에 비례하는데, 갯녹음이 진행된 바위는 해조류가 울창한 바다숲에 비해 장애물이 없다. 성게가 활동반경을 넓혀 어류와 같은 포식자를 피하며 개체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은 바다 사막화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도의 해양생물 서식처를 개선‧복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5년부터 독도 서도 북측 해역을 시작으로 서도 남측 해역과 동도 선착장 부근까지 성게 구제작업을 진행했다. 또 바다 사막화를 유발하는 석회조류를 제거한 후, 해조류가 자연적으로 착생하는지 관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도에 서식하는 성게가 보라성게가 아닌 둥근성게임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 생식소 분석을 통해 주로 봄철에 산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구제효과를 높이기 위해 작업시기를 산란기인 4월과 6월로 조정했고, 2t의 성게를 수거했다.
누군가 우리에게 '독도는 무엇이며, 어떤 존재인가'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국민은 우리의 자존심이자 대한민국 해양 영토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할 것이다.
수면 위에서 볼 수 있는 독도의 모습뿐 아니라, 바닷속 해양생태계도 잘 보존하고 가꾸어 나가 아름다운 독도를 지켜 나가야 한다. 훗날 강치와 같은 다양한 해양생물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우리의 땅 독도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