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조작' 국민의당, 安 책임론 속 '새 출발' 목소리
2017-06-29 18:15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대선 제보 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 안팎에서 연일 대선주자였던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안 전 대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 중이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조차 엇갈린 목소리들이 나오는 가운데, 위기 타개책은 1차적으로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에 달렸다. 사태 수습을 위한 새 지도부 구성도 2차적 방안으로 거론된다.
29일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뒤 안 전 대표를 겨냥해 "궁극적으로 선거과정이라는 것은 후보가 최종, 최고의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지 않느냐"면서 " 이 (책임지는) 과정를 통해서 지도력을 보여주게 되면 선거 패배를 오히려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이후 국민의당에서는 관련 건에 대한 공식 논평이나 발언은 찾기가 어려워졌다. 자체 진상조사 및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 및 당 지도부의 개입 의혹, 제보에 대한 사전검증 부실 등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제보 조작 건이 밝혀지기 하루 전날인 25일 오전, 당으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6일 대국민 사과로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현재까지 자택에서 칩거 중이다.
이 때문에 새 지도부를 꾸려 '안철수'의 색을 지우고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일부 원외지역위원장들이 박 비대위원장에게 전대 연기 혹은 새 지도부 추대를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남지역 여론이라고 다를 수 있겠나, '창피하다', '당 이래 가지고 잘 되겠느냐', '너라도 빨리 판단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지하게 국민 여론에 무릎 꿇고 순응하면서 저희의 죄를 자복하고, 원점에서부터 새 길을 걷겠다는 결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당에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조사단의 김관영 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5월 1일(제보 발표 전) 이유미의 카톡 제보를 박지원 전 대표에게 바이버 문자로 보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그러나 "바이버 메신저가 설치된 전화기는 끝자리 0615번으로, 당시 산청에 있던 박 전 대표 비서관이 갖고 있었다"면서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박 전 대표가 (당시 문자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것 아닌가(싶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