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이란 핵 문제 해결 경험이 북핵 교훈 되길”
2017-06-27 17:33
아주경제 장은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대표단과 오찬을 갖고 “수 천 년간 단일 국가를 유지해온 우리나라가 최근 몇 십 년간 분단 상태에 놓여있다. 하루빨리 통일의 길로 가야 하지만 북핵 문제가 큰 장애물”이라며 “이란의 핵 문제 해결 경험이 북핵 해결의 교훈이 되길 바란다. 유라시아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해 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낮 1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정세균 국회의장, 블로딘 러시아 하원의장, 유라시아 국회의장·부의장 등 25명의 대표단과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물류 네트워크 구축, ICT 인프라 확충 등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며 “국제적 협력과 긴밀한 공조가 새 길을 여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그 길에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가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유라시아의 다른 이름이 다양성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교류하고 협력할수록 번영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유라시아 지역의 공동 번영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각국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각국 의장단 발언에 일일이 답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이 회의에서 테러리즘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노력하자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테러리즘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위해서라도 유라시아 국가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마첵 체코 하원의장이 아시아 중 한국과는 협력 의지가 더 크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경험이 있는 체코가 유라시아 공동체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체코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제조업 강국이라는 공통점을 살려 협력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이 “지난번에 보내주신 특사 방문 이후 다양한 협력 방안을 함께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러시아를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해서 당선되자마자 특사를 파견했다. 한국과 러시아가 북핵 해결을 비롯한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한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리그마툴린 하원의장에게 "중앙아시아에는 고려족이라 불리는 우리 동포들이 많아서 형제국처럼 친근함을 느낀다"며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함께 이룬 한국의 경험을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와 국경을 접한 나라인데 육로를 이용하지 못하고 배나 항공기를 이용해야 한다"며 "러시아·중국이 한국과 육로, 철도로 왕래하도록 도와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고 영향력도 있으므로 북한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