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년간 비었던 상가에 ‘노브랜드’ 입점…전통시장·청년창업 활성화 ‘윈윈’
2017-06-27 17:54
이마트 두번째 상생스토어 ‘구미 선산봉황시장’, 지역청년의 제안으로 현실화
(아주경제=경북 구미) 김온유 기자 =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에는 '선산봉황시장'이 있다. 조선 전기부터 5일장으로 유명한 이곳은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5일장은 3㎞ 거리로 죽 늘어서 있는데, 이 끝에 다다르면 상가형식으로 된 현대식 건물이 나온다. 이마트는 20년째 공실이던 이곳에 청년 상인 지원이라는 주제로 상생스토어를 27일 개장했다.
이날 김상민 이마트 공정거래 CSR팀 부장은 "고객 유입 효과가 없어 20년째 비어 있던 상가를 상생 스토어로 전면 개편해 열게 됐다"면서 "상생스토어가 집객 핵심 콘텐츠로 작용, 전통시장 내 콘텐츠 강화 및 청년몰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선 청년몰에는 현재 17개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총 22개점 입점을 목표로 두고 있다. 생활용품과 먹거리, 카페는 물론 네일아트 숍도 자리했다. 청년 상인의 자립을 위해 올 연말까지 정부 지원으로 점포 임대료가 무상인 데다, 향후 5년간 금액도 동결했다.
상생스토어의 경우 크게 노브랜드 매장과 노브랜드 카페 겸 고객쉼터, 신세계이마트 희망 놀이터로 나뉜다. 기존 전통시장과의 합의를 위해 노브랜드 매장에서는 신선식품을 일절 판매하지 않고, 전통시장 취약 부문인 수산물만 일부 선보인다. 또한 전체 상품 7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이다.
이번 상생스토어는 지역 청년이 먼저 사업을 제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청년 상인 김수연씨는 청년상인 아카데미 해외연수 참가에서 일본의 '탄가 시장'을 보고, 대형마트와 시장의 상생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어 이마트가 당진에 상생스토어를 설립한 것을 토대로 이번 구미선산시장점을 계획했다.
김씨는 "직접 나서서 시장 상인들에게 상생스토어 유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 이마트에 상생 스토어 개설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청년 상인과의 공존이라는 본래 목적을 공고히 하고자 청년몰을 거쳐야 이마트 상생스토어에 도착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김상민 부장은 "선산읍 인구만 1만6000명에 달하고, 5일장이 열리면 김천·구미 등 주변 고객 1만~2만명이 몰린다"며 "전통이 있고 인기 있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상가 건물에는 유입 고객이 극히 적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미선산시장점이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시행착오가 다소 발생할 전망이다.
청년몰에 입점한 노주연 시장분식 사장은 "전통시장은 아무래도 재래시장 특유의 지저분한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주변 정비 없이 상가 건물만 꾸며놓아서 실제 상가 안까지 들어오는 고객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