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 맞수CEO⑦] 보일러 앙숙, 쇄신 특명 ‘홍준기vs 강승규’ 변화 바람 주도

2017-06-26 13:49
경동vs귀뚜라미 깊은 앙금, 선의의 경쟁 변화…폐쇄적‧보수적 이미지 변신 시동
홍준기 대표- 대기업 출신, 서비스혁신‧스피드‧소통 투입 ‘생활환경기업’ 가속도
강승규 대표- 정치인 출신, 특유의 카리스마 리더십 통해 ‘에너지그룹’ 탈바꿈

홍준기 경동나비엔 대표(왼쪽)와 강승규 귀뚜라미 대표(오른쪽).[사진= 각사]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보일러업계 오랜 앙숙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홍준기 대표와 강승규 대표라는 업계 보수적인 성향과는 다른 진취적인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업계 1등 자리를 놓고 해마다 소모적인 공방을 넘어 감정다툼까지 벌어질 만큼 첨예한 대립각에서 벗어나 뉴 페이스를 선봉에 내세워 선의의 경쟁구도로 시장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다른 업종에 비해 유독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특이하게 은둔경영이란 폐쇄적‧보수적 경영을 이어온 양사 오너들이 올해 들어 홍 대표와 강 대표 체제로 사령탑을 교체하고 경영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양사 오너의 2세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홍 대표와 강 대표가 경영쇄신을 통한 터 닦기 작업에 돌입해야 하는 중책도 맡았다.

경동나비엔의 경우 오너인 손연호 회장에 이어 장남인 손흥락 팀장이, 귀뚜라미는 최진민 회장에 이어 역시 장남인 최성환 상무가 후계 수업을 받고 있다. 홍 대표와 강 대표는 40세 전후의 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신경영 체제의 초석을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홍 대표와 강 대표가 '견훤지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한편 폐쇄적 분위기의 보일러업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경동나비엔의 홍 대표는 ‘생활환경기업’으로의 성장에 맞춘 B2C(기업 대 개인)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반면 귀뚜라미의 강 대표는 ‘에너지그룹’이란 그릇이 큰 B2B(기업 대 기업) 쪽으로 사업 방향성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홍 대표는 전형적인 기업인인 반면 강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회 쪽에 얼굴을 더 많이 내밀었던 정치인으로, 뿌리부터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삼성전자‧코웨이 출신인 홍 대표는 ‘전문가’로써의 식견을, 국회의원 출신인 강 대표는 ‘대외적’인 힘을 앞세울 전망이다.

‘서비스혁신을 통한 고객만족, 스피드 경영, 소통’ 3가지를 핵심 가치로 내건 홍 대표는 보수적이고 딱딱한 기업문화의 변화부터 시도하고 있다. ‘힐링포차’라는 소통문화 행사를 진행, 경영진과 직원간 새로운 의사소통의 장을 만드는 등 기존과 큰 폭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업적인 면에서도 정수기가 중심이던 코웨이를 생활환경기업으로 변모시켰던 코웨이 대표이사 때의 저력을 살려, 경동나비엔을 글로벌 생활환경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강 대표는 특유의 카리스마 리더십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신문기자로 시작해 서울특별시 홍보기획관,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대변인, 제20대 대한야구협회 회장, 고려대학교 특임교수 등 경험이 풍부한 강 대표는 ‘일꾼’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이에 걸맞게 냉난방 복합사업에 더욱 주력, 보일러 전문회사 이미지를 에너지기기 종합 전문회사로 완전 탈바꿈시키는 데 공력을 기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