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 붐 말레이시아 누사자야, 미분양·땅값↓ '암초'
2017-06-22 15:50
21일 말레이시아 재무부 산하 국유재산정보센터(National Property Information Centre, NAPIC)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조호르주에 위치한 산업단지의 13.5%인 2130개의 산업단지가 새로 설립되고 있었다.
누사자야 산업단지 개발이 말레이시아 2대 산업도시인 셀랑고르주와 페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기준 조호르주에서 미분양 부동산 자산 가치는 약 1억 8600만달러(약 2121억원)다. 이는 조호르주 전체 부동산 자산 가치의 71%를 차지한다.
말레이시아 남부에 위치한 누사자야 산업지역은 싱가포르와 접근성이 높고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인접해 있어 산업단지로 각광을 받았다. 싱가포르 기업들이 높은 노동력 비용과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근접한 누사자야 산업단지로 이동하거나 확장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기업 상당수가 누사자야로 이동하면서 부동산 붐이 발생했다.
누사자야 산업단지 부동산 가격은 2009년에서 2015년까지 500%나 올랐다. 한국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 누사자야 산업단지에 1억 7000만 달러( 1938억원)를 투자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있다. 이 생산기지는 2019년에 완공되며 직원만 300~500명이 채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경제 성장이 주춤하면서 기업들의 투자도 줄어들었다. 싱가포르 회사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산업단지 부동산 가격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싱가포르는 2% 성장, 전년도 1.9%보다 소폭 개선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은 4.3%를 기록했다.
NAPIC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량은 2015년 1분기에 고점을 찍은 후 급격하게 하락했다. 누사자야 산업단지 대여율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지난 5월 기준 누사자야 산업단지 대여율은 2015년 이후 25% 하락했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수익을 노리고 여러 구획의 토지를 매입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2015년에만 해도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인 산업체들이 많았지만 시장 환경이 약화되면서 철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누사자야 SILC 산업단지 자유보유권 지역은 평방미터당 200 ~300 달러(22만~34만원)다. 싱가포르 투아스와 주롱 지역의 경우 30년 임차권이 평방미터당 190 ~ 650달러(21만원~74만원)에 거래된다. 말레이시아는 토지법상 각 주의 토지는 모두 해당 주의 관계 당국이 소유하고 있다. 주 당국이 개인에게 기간의 한계없이 주의 토지 소유권을 판매하는 경우 자유보유권으로 지정된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제조업체들이 누사자야 산업단지에 대한 투자를 다시 고려하기 전에 가격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GDP 성장세가 개선되고 있지만 2018년까지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약화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유럽이나 동아시아 기업들도 물색 중이라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