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콘텐츠·유아 화장품·캐릭터… ‘중국 시장 선점’에 잰걸음

2017-06-22 16:38
​中 ‘키즈 산업’에 뛰어드는 한국 기업들
이화전기, 현지 기업과 영어유치원 계약
교육기업들, 영어 콘텐츠 공급사업 추진
캐리소프트, 캐릭터 콘텐츠 중국어로 공급

아주차이나 김중근 기자 = ‘깃발을 꽂고 시장을 선점하라!’
중국의 ‘두 자녀 정책’ 전면 시행으로 유아산업이 가파른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아산업과 관련해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 분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할 정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아 교육시장 진출이다. 대한민국 무정전전원장치(UPS) 업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이화전기공업은 지난달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중국의 교육전문기업인 상해유락관리자문유한회사(이하 유락교육그룹)와 계약을 맺고 현지에 영어유치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1억2000만명으로 추산되는 영유아(0~6세)를 대상으로 조기교육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이화전기공업이 중국 현지 영어유치원에 접목할 교육시스템은 영국 오비탈 에듀케이션그룹의 BIK(British International Kindergarten) 시스템이다. 오비탈 에듀케이션 그룹은 2006년도에 설립된 교육 전문 그룹으로 현재 전 세계에 11개의 국제학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유락교육그룹은 중국 상해 A시장에 상장된 전광과기가 투자한 회사다. 현재 1800개가 넘는 가맹점에 교육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으로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은 350만명에 달한다. 유락교육그룹은 앞으로 2~3년 내에 자사의 교육시스템을 이용하는 학생수가 1500만명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화전기공업은 중국 영어유치원 사업과 별도로 국내 유수 교육프로그램을 발굴해 중국 현지 학원 등에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 공급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서비스 기업인 비상교육도 지난 4월부터 중국 교육기업 신동방교육과학기술그룹(이하 신동방교육그룹)을 통해 유아영어 프로그램 ‘윙스(Wings)’의 중국 현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신동방교육그룹 유초등교육사업부 산하 교육기관 400여곳이 윙스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며, 학생수는 15만명에 달한다.
비상교육은 신동방 측으로부터 플랫폼 사용에 대한 계약금 200만 위안(약 3억4000만원)과는별도로 학생 1인당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신동방교육그룹의 연간 매출 규모는 1조7000억원대에 달한다. 중국 교육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는 압도적이다. 지난 2006년에는 중국 교육업체 중에서 최초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국내 교육기업 청담러닝이 중국의 ‘온리 에듀케이션’과 ‘에이프릴’ 어학원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청담러닝은 이 계약으로 향후 5년간 중국 내 에이프릴 학원 사업 독점권을 확보했다.

또 천재교육의 사내 스타트업인 ‘위캔엘티디’는 지난 5월부터 중국 교육업체 ‘크레시카’에 온라인 유아 종합진단검사 프로그램과 상담 교육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교’의 경우 이미 2015년도에 중국 상하이에 ‘아이레벨 러닝센터’를 개장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한국 교육기업들의 이 같은 중국 유아 교육시장에 대한 진출 및 영향력 확산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산층의 소득 향상과 한국 뺨치는 높은 교육열, 해외 유학 열풍 등으로 유아 교육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국 유아화장품 시장도 중요한 공략 대상이다. 쌍용C&B는 올해 초 유아화장품 5종에 대한 중국 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 위생허가를 취득해 중국 수출 관문을 열었다. 위생허가를 받은 제품은 베피스 오리엔탈 케어 시리즈의 ‘프레쉬 샴푸‧버블 워시‧소프트 로션‧에센셜 오일‧미스트’ 등 5종이다.

화장품의 핵심성분은 한방원료를 달여 만든 ‘청량단(지모추출물, 치자추출물, 갈대추출물, 결명자추출물, 제주조릿대추출물)’이다. 피부 진정효과와 보습효과가 탁월하다. ‘피부친화적인 저자극 한방 화장품’으로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20~30대 고소득 신세대 엄마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국내 캐릭터 산업의 중국 진출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진출 성공사례가 캐리소프트다. 캐리소프트는 국내에서 아이들에게 ‘캐통령’으로 불리는 캐릭터 ‘캐리 언니’를 탄생시킨 회사다. 지난해 8월 중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쿠(優酷)와 계약한지 10개월 만에 현지에서 운영 중인 채널 구독자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조회수도 7억5000만뷰를 넘었다.

캐리소프트의 중국 현지 성공요인은 현지화다. 중국 상하이에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중국 현지인이 중국어로 콘텐츠를 만들어 중국에 배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국인의,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캐릭터 산업은 타 업종과의 협업과 해외 진출 등 성장 여력이 충분한 분야다.

한국 기업들의 중국 유아(키즈) 산업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중국의 두 자녀 정책으로 ‘빅뱅’이 예상되는 지금이 바로 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