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2030년까지 100% 전기차만 판매 계획… 현실가능성은?

2017-06-20 18:10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겪고 있는 인도가 전기차(EV)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향후 13년 내로 화석 연료차량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로 100%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실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인도, 세계 최악 대기오염

인도 정부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인도의 대기오염 수준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대기오염이 심각한 20개 도시 가운데 13개 도시가 인도였다. 특히 뉴델리의 경우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 153㎍/㎥로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로 꼽혔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같은 대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12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독성 스모그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가 손실된 것으로 추산했다.

상황이 이렇자 인도 정부가 100% 전기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전기차 전환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37%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세계 5위 규로 매년 7%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 "현실가능성 의문… 수소연료전지차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인도 정부 계획의 현실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기차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다른 대체 연료 차량에도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기존 가솔린 내연기관 대신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 를 이용한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화석연료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인가에 대해서 의문이 많다"면서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른 대체 연료 차량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비용도 절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 마힌드라·테슬라 등 전기차 투자 확대

인도 정부가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것에 맞춰 전기차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최근 전기차 기술과 제품 관련 로드맵 'EV 2.0(Electric Vehicle 2.0)'를 공개했다. 마힌드라가 이번에 내놓은 로드랩은 전기차 생산량 증대, 충전 인프라의 확충을 비롯해 전기 파워트레인 모터 제어장치, 배터리 기술, 시스템 통합 기술 등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일렉트릭 회장은 "마힌드라는 도래하는 전기차 주류 시대에 적합한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며 "견고한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앙정부와 주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차세대 전기차 기술 및  상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인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인도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도 정부 관계자와 만나 공장 설립을 논의했다. 머스크는 인도 정부 측에 현지 공장이 지어지기 전까지 규제를 경감시켜달라 요청했다.

테슬라는 올해 말까지 인도에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