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규제 풀자 부동산 경기 '들썩'… 부동산 주식 16% '껑충'
2017-06-19 15:53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싱가포르 부동산 주식이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랠리가 아직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싱가포르 주식시장에서 부동산 업종이 16% 상승했다. 2012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대표 주가 지수인 스트레이츠타임스지수(STI)는 12% 상승했다. 부동산 종목의 회복세가 전반적인 주식시장 개선을 이끌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올해 싱가포르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낸 10개 종목 중 절반이 씨티 디벨로먼트, UOL그룹 등 부동산 개발업체·신탁업체 등이다. 야누스핸더슨그룹의 앤드류 길란 아시아주식담당은 "부동산 가격은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개발업자들이 땅을 사들이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 정부의 부동산 완화책에 경기 호전
싱가포르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하면서 지난 3년간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었다. 부동산 최근 정부는 부동산 구매자에 부과하는 추가 인지세(SSD)와 총대출액 제한(TDSR) 규제 등을 완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완화책이 정책 기조의 전환 신호로 판단, 앞으로 추가 완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완화책이 발표됐던 3월 주택 판매 지수는 4년래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은 투자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를 내놓으면서 개발업체들은 땅 매입에 적극적이다. 정부 토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중국 컨소시엄이 싱가포르 정부 소유의 작은 땅을 기록적인 가격인 10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8189억원)로 입찰했다.
데스몬드 로 JP모건 자산관리매니저는"특히 거주용 주택시장이 개선됐다"며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완화책이 발표되고 공실률이 수년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전망은 낙관적이지만 투자는 신중하게 해야
부동산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이 투자 심리도 개선시키고 있다. 정부는 수출 등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하면서 올해 경제가 2% 넘게 성장할 것으로 상향 조정했다. 싱가포르 무역산업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제제품 등 비원유 부문 수출이 전년대비 15.2%나 증가했다.
다만 부동산 주식이 싸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싱가포르 지수의 밸류에이션이 살짝 높아 상승세가 제한적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일관적이지 않고 정부의 정책 방향도 바뀔 수 있다. 지난 5월 싱가포르 주택 판매 지수는 34% 하락했다.
노무라의 믹소 다스 아시아 증시전략가는 "거래량이 크게 늘어자기 시작하면 재정당국이 안정화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