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마크롱 신드롬'에 기대와 우려 교차 왜?
2017-06-18 13:29
결선 투표 앞선 여론조사서 마크롱 '앙마르슈' 압승 전망 우세
개혁 성향에 대한 기대 속 '독주 체제' 역효과 우려도
개혁 성향에 대한 기대 속 '독주 체제' 역효과 우려도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신생 정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이라는 뜻·이하 앙마르슈)'의 압승이 확실시된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신생 정당의 유례 없는 선전에 '마크롱 신드롬'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 신생 정당 파죽지세에 내외신 관심 집중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해리스인터랙티브, 오피니언웨이 등 여론조사기관들은 앙마르슈가 2차 총선에서 최대 470석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하원 전체(577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하지만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에서는 총선 결과나 지지율과 상관없이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승승장구 자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경제 장관을 지내긴 했지만 의원 등 선출직 경력이 없어 정치 신인이나 다름 없는 데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앙마르슈도 창당한 지 갓 1년을 넘긴 신생 정당이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단숨에 대통령 승리한 데 이어 국정 운영의 키를 쥐고 있는 의석 전쟁까지 승리로 이끌어낸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투표 결과와 상관 없이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마크롱의 조용한 혁명'이라는 표현으로 이번 신드롬을 표현하는 등 외신의 관심도 뜨겁다.
이른바 '마크롱 신드롬'이 일어난 배경으로는 기성 정치에 대한 피로감에다 경제·외교에 대한 전면적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앙마르슈가 의회를 장악하면 정치·노동 개혁 등 마크롱 대통령이 공약해왔던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생 정당의 독주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앙마르슈는 지난 총선 1차 투표에서 32%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며 "당시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앙마르슈 후보들의 전문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앙마르슈는 수학자, 투우사 등 파격적인 공천으로 주목 받았지만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마크롱 대통령이 경제 발전을 위해 35시간 근무제 개정 등 노동개혁에 집중하고 있지만 앙마르슈 후보 중에 노동자 출신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뤽 루방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정치연구소 교수는 "현재 프랑스 문제들은 대부분 블루칼라 노동자들과 관련돼 있지만 앙마르슈 후보들은 대부분 블루칼라가 아닌 중상층을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