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디자인, 황폐화된 사회'를 풀다

2017-06-18 11:02
프롬나드디자인연구원, 6번째 디자인 공동저술서 출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조명

 ▲ 프롬나드디자인연구원이 '관계를 디자인하다' 학술도서를 출간했다. /김기완 기자

아주경제 김기완 기자 = '정보의 홍수, N포세대, 인맥거지' 현대인이 겪고 있는 사회의 모습이다. 한국은 2003년 이후 계속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더구나 갈수록 개인화된 사회로 치닫다보니 황폐화된 사회에서 희망을 잃어버리는 세대가 늘고 있다. 다만, 현재를 고민하는 디자인 관련 전문가들이 관계를 디자인으로 풀어낸 도서를 통해 황폐화된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올해로 창설된 지 10주년을 맞은 프롬나드디자인연구원이 최근 12인의 디자인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엮은 '관계를 디자인하다' 학술도서를 발간했다.

'관계를 디자인하다'는 공원, 도시의 조연에서 희망으로를 비롯해 사물과 인간 사의의 관계, 누가 도시를 만드나, 창의와 수다떨기, 위로의 디자인:키치,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너, 인구 구조의 변화와 주거공간 디자인, 사회적 디자인, 도시 공간과 인간의 삶, 동(動)하다 통(通)하다, 소셜 미디어 속 감정 디자인, 명품도시 조건, 사람을 위한 도시 디자인, 빅데이터, 미래 디자인 코드를 관계 짓다, 분홍색 연구로 구성돼 있다.

박지현 프롬나드디자인연구원장은 관계와 위로의 연결 고리에서 디자인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위안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그는 하찮은 예술품을 지칭하는 데 사용됐던 키치에서 인간과의 관계 등을 고찰해보면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위로의 범주를 확대했다.

이형복 대전·세종연구원 도시기반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사람을 위한 도시디자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역의 정체성이 반영되고,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고, 도시의 안전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디자인을 명품도시의 조건으로 손꼽았다.

공동저자에 이름을 올린 이경태 중도일보 차장 기자는 소셜미디어 속의 감정디자인을 통해 이모티콘이 주는 사회적 의미, 관계의 의미를 풀어놓았다.

이 차장은 온라인 속의 이모티콘 등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에서 이후에는 오프라인에 이르는 소통의 전달 도구까지 찾아내야 하는 사회구성원들의 현 모습을 살피고 향후 과제를 기술했다.

박지현 프롬나드디자인연구원장은 "현대인은 자신만의 속도가 아닌, 세상의 속도에 떠밀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며 "디자인으로 풀어낸 관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더 따뜻해지길 소원한다"고 출간 배경을 말했다.

이와 관련, 프롬나드디자인연구원은 디자인 관련 학계, 연구원, 기업, 언론계 등 전문가들이 모인 민간 연구원이다. '프롬나드(promenade)'는 산책을 의미하는데, 산책 속에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떠올려보자는 취지에서 설립, 전국에 30여명의 연구원들이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