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올해 준우승만 네 번째…그래도 ‘미소 천사’

2017-06-12 14:56

[올해 준우승만 네 차례 올리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전인지.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연장 첫 번째 홀. 전인지(23)의 올해 첫 우승이 결정될 수 있는 약 10m 버디 퍼트. 안정적으로 지키는 퍼팅으로 홀컵 바로 옆에 붙였다. 2차 연장전이 예상된 순간. 뒤이어 아리야 쭈타누깐(태국)의 약 7m 버디 퍼트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의 여신이 올해 첫 우승컵의 주인을 바꿨다. 하지만 전인지는 쭈타누깐의 우승을 축하하며 깊은 포옹을 나눈 뒤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전인지는 1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케임브리지의 휘슬베어 골프장(파72·661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 클래식(총상금 170만 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역전 우승을 노렸던 전인지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쭈타누깐, 렉시 톰슨(미국)과 연장전을 치른 뒤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네 번째 준우승이다. 올해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 컵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뒤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 5월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도 공동 2위로 시즌 첫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LPGA 투어 통산 2승을 올린 전인지는 지난해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9개월째 우승컵을 품에 안지 못했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전인지는 올해 2년차 시즌이다. 하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2년차 징크스’로 볼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인지는 세계랭킹 5위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6차례 톱10에 진입했고, 이 가운데 4차례나 2위에 올랐다. 상금 랭킹도 쭈타누깐(95만4279 달러), 유소연(91만2820 달러), 톰슨(83만9042 달러)에 이어 65만6166 달러를 벌어 4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시즌 평균 타수 부문은 톰슨(69.079타)에 이어 69.139타로 2위다. 전인지가 투어 2년차에 우승 없이도 펼치고 있는 가치 있는 성적표다.

전인지가 우승 없이도 매 대회마다 미소를 잃지 않는 이유는 올해도 골프 자체를 즐기고 있기 때문. 우승은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숨겨져 있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를 마친 뒤에도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바람을 즐기면서 경기를 했다”며 “지난 겨울에 스윙을 조금 바꿨는데, 거의 적응이 다 됐다. 모든 것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전인지는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쭈타누깐을 누구보다 먼저 축하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전인지는 “쭈타누깐은 정말 훌륭한 선수다. 코스 안에서나 밖에서나 그녀와 함께 하는 것은 늘 즐겁다”며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