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회계업계 재편 속 인력 관리 눈길

2017-06-07 16:59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 EY한영이 처우를 높이고 복지 개선을 약속하는 등 임직원 기살리기에 나섰다.

딜로이트안진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타격을 받아 업계 내 인력 이동이 잦아진 분위기 속에서, 밖으로는 우수 인력을 유인하고 안으로는 구성원 결속을 다지기 위함이다.

7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EY한영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박용근 감사본부장(부대표) 주재로 감사부문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날 박 본부장은 감사부문 임직원들에게 시니어, 매니저 직급의 기본급을 10% 이상 인상하기로 약속했다. 이들보다 직급이 높은 시니어 매니저에겐 기본급 인상 대신 특별 보너스를 지급할 방침이다.

또 5년 근속 시 1개월 안식월을 주고, EY글로벌(Ernst & Young Global)처럼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근무여건을 다양화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어 박 본부장은 지난해보다 EY한영이 담당할 피감법인을 100여 곳 줄였다고 밝혔다. 업무량을 감소시켜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실제로는 120곳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EY한영이 이처럼 임직원 처우 개선에 나서는 이유는 안진의 위기가 EY한영에겐 판도를 역전시킬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 빅4로 구분되는 '삼일-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의 순서가 뒤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3위였던 안진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에 가담‧방조한 혐의로 관계당국으로부터 신규 감사계약 12개월 정지와 과징금(16억원) 징계를 받으면서, 이들의 일감이 다른 회계법인으로 이전되고 있어서다.

EY한영은 안진이 도맡던 굵직한 회계감사 업무를 따냈다. 올해 들어 기아자동차와 현대위아, 포스코건설, LS네트웍스, 한진KAL, 일진전기, 유니드, 두산엔진 등이 안진에서 EY한영으로 옮겨갔다. 이는 EY한영이 올해 중소 고객사 숫자를 크게 줄일 수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상장사 감사계약의 경우 보통 3년 단위로 이뤄진다. 업무연속성을 고려, 재계약하는 게 관행이어서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된다. 당국의 징계가 안진에겐 치명적이지만 경쟁사들엔 쉽게 오지 않을 호재인 셈이다.

EY한영은 늘어난 감사계약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꾸준히 인력을 충원할 전망이다. 지난해 회계사 채용은 사상 최대 규모(250명)로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수습회계사를 제외한 EY한영 소속 공인회계사는 모두 81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8명(16.9%)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