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금융 위협하는 카드사…1분기 실적 급증
2017-06-07 15:55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 사회초년생 박모(32)씨는 최근 자동차 구입을 위해 캐피털사 대신 신용카드사의 다이렉트 상품을 선택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카드사에서 취급하는 할부금융을 이용하면 캐피털사보다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는 데다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제2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로 카드론 인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저금리로 신차 및 중고차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다이렉트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캐피털사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의 1분기 취급액은 944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527억원)와 비교해 70.92%(3920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이 가장 많았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3553억원으로 전년동기(1890억원)대비 87.99%(1663억원) 늘었다. 같은기간 KB국민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도 230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취급액인 69억원과 비교해 3234.78%(2232억원)이나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이 245억원에서 953억원으로 288.9%(708억원) 늘었고, 롯데카드는 44억원에서 올해 82억원으로 1년만에 86.36%(38억원) 커졌다. 반면 신한카드는 1분기 취급액이 2840억원으로 전년대비 17.1% 감소했다.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실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의 다이렉트 오토론 할부금리(12~36개월 기준)는 1.5~4.9%수준으로 중소캐피탈사와 비교해 최대 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저렴한 대출이자와 브랜드 로열티, 접근성 등이 우월한 만큼 카드사들이 승부처로 삼아 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고객 신용등급에 대한 평가 모델이 훨씬 정교하기 때문에 금리를 세분화할 수 있으며, 캐시백 제공 및 현금영수증 발급, 접근성 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며 "마이카 수요가 높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