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 중앙보훈병원 위문…"보훈만큼은 국가가 도리 다해야"
2017-06-06 18:25
애국지사·상이군경 격려…부상자 눈 맞추며 "힘냅시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인 6일 서울 강동구에 있는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1시간 30분 가량 머물며 국가유공자와 상이군경 등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을 진료하고 이들의 재활을 도울 목적으로 운영 중인 보훈병원 방문을 통해 보훈 가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병원에서 환자와 직원들의 사인, '셀카' 요구에 응했고, 김정숙 여사도 환자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들어주고 가족들의 어려운 상황에는 눈물을 훔치며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요통으로 거동이 어려운 한국전 참전 환자가 사진촬영을 원하자 직접 등을 받쳐 일으켜주는가 하면 환자들의 거수경례에는 똑같이 거수경례로 인사를 받아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전 참전유공자이자 무공훈장 수훈자인 황의선(93) 애국지사를 만나 나라를 위해 헌신한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사님의 독립운동과 애국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가능했다"며 "국민과 함께 감사드리고 조국이 끝까지 지사님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지사는 "6·25때 포 소리에 양쪽 귀가 망가져 (대통령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 한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씀 참 잘하신다"면서 "빨리 나으세요"라고 격려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예비군 훈련 중 탑승한 차량이 뒤집혀 뇌수종 사지마비가 된 김민호(32) 씨에게 각별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김씨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힘냅시다"라는 말과 함께 "몇 년째 가슴이 타버린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용기를 내고 꼭 일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8년 전 해군으로 근무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이 마비된 환자의 어머니에게는 "어머니가 아니라면 이 긴 세월을 어떻게 견디셨겠나"라면서 용기를 북돋워 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16년 한탄강 수문개방 작전 수행 중 유실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이 절단된 김경렬(22) 씨와 김 씨의 어머니도 만나 재활치료 당시 경험을 듣고 상이군경 지원 제도에 필요한 조언을 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부사관 사례도 언급하고 "어려운 과정을 다 견뎌내서 자랑스럽다"면서 "보훈만큼은 국가가 도리를 다해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정간호, 방문재활 등) 재가치료를 활성화하면 인건비가 더 필요한 것 같지만, 입원치료 비용을 아낄 수 있지 않겠나"라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복지 비용을 재가치료에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비롯해 의족 등 국가유공자 지원 등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병원 관계자의 요청에 문 대통령을 수행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정부가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