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고병원성 확진되면 AI 위기 경보 '심각' 단계 격상

2017-06-04 08:58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 영상 화면에서 두번째 줄 가운데)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지난 3일 오후 서울·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관계부처 차관·지자체 부단체장 AI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제주도와 전북 군산에 이어 부산 기장군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단계로 상향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가축방역심의회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가축방역심의회는 국민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 국립환경과학원,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대학교수 등 민간전문가와 생산자 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가축전염병 관리에 관한 심의기구다.

AI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서 전국 시·도에 AI 방역대책본부와 상황실이 가동된다. 또 발생 시·도와 연접 시·도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가 운영되고, 축산농가의 모임은 금지되거나 연기된다.

가축방역심의위원들은 "AI 의심축이 제주 제주시와 전북 군산시 등 2개 시·도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했고, 역학적 관련 지역으로 확산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AI 의심신고가 살아 있는 가금 거래상인을 통해 유통, 전통시장으로 판매하는 농가나 거래상인 계류장을 중심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식품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초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제주시의 토종닭 농가는 지난달 27일 제주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서 오골계 5마리를 사 왔다.

이틀 뒤 5마리가 모두 폐사했고, 5일 뒤인 지난 2일 기존에 키우던 토종닭 3마리가 추가로 폐사하자 방역당국에 의심 신고를 했다. 

감염된 오골계는 전북 군산시 서수면의 한 종계 농장에서 중간유통상격인 제주지역의 또 다른 농가를 거쳐, 제주지역의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됐다. 제주 외에도 경기 파주와 경남 양산에 오골계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4개 지역에 있는 역학 농가 8곳의 3만 마리를 전부 살처분하고, 오는 5일부터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 생닭을 사고파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민연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고병원성 여부가 오늘 나오는데, 확진시 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그전까지 혹시 모를 AI 바이러스 전염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정권의 늑장대응과 달리 ​새 정부의 발빠른 AI 방역 조치가 눈에 띈다. 농식품부는 AI 의심신고가 들어 오자마자 역학조사를 지시했고, 10여 시간 만에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시에 총리실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등 관계 기관에 통보하고, 방역 협조를 구했다.

위기경보 단계도 '관심'에서 '주의', 주의에서 '경계'까지 12시간만에 격상됐다. 박근혜 정권에서 열흘이상 걸리던 위기경보 단계 변화와 비교하면 20배 이상 빠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