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두끼떡볶이 박도근 대표 “떡볶이로 한식 전도사 역할 할 것”

2017-06-02 09:02

[사진=두끼떡볶이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우리나라에서 떡볶이는 항상 간식으로만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떡볶이도 훌륭한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고급 요리도 가능합니다”

박도근 두끼떡볶이 대표(47·사진)는 우리가 가진 떡볶이에 대한 편견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떡볶이에 가지는 규정된 사고를 안타까워했다. 떡볶이를 항상 간식으로만 치부하다 보니 다양한 형태의 레시피가 나오지 않고, 판매형태도 획일적이라는 것. 박 대표의 떡볶이 사업 도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 왜 떡볶이인가?

우리는 흔히 떡볶이를 친숙한 간식으로 생각하지만 식사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외식사업보다 단가가 낮다 보니 창업을 하는 입장에서도 선뜻 접근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도근 대표는 떡볶이란 아이템에 승부를 걸었다. 어려운 승부로 예상됐지만 두끼떡볶이는 올 상반기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개점한 지 약 3년 만이다. 레스토랑 콘셉트의 식당치곤 상당한 확장력이다. 박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떡볶이란 아이템을 선택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이전부터 몇 개의 매장을 운영해온 사장님이었다. 떡볶이는 아니지만 카페와 식당 등 다양한 외식사업을 두루 경험하고 있었다.

다만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그는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떡볶이란 음식은 한국인에게 대단히 친숙하지만 백화점이나 쇼핑몰에는 입점한 업체가 거의 없었다는 것. 박 대표는 이 부분에 착안해서 떡볶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일반적으로 고급상권으로 인식되는 백화점에도 다른 콘셉트의 떡볶이가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박 대표는 “나 역시도 백화점에서 몇 개의 매장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데 유독 떡볶이는 보이지 않았다”며 “백화점에도 떡볶이가 입점할 수 있음을 보이기 위해 상품 개발과 상권 분석 등 다양한 노력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장에서 유능한 직원들을 뽑아서 떡볶이에 대한 다양한 실험도 병행했지만 결국 맛에 관해서는 한계점이 있었다”며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떡볶이 전문가 김관훈 대표를 찾아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업·떡볶이 전문가의 ‘맞손’

두끼떡볶이의 대표는 공식적으로 2명이다. 떡볶이 마니아로 알려진 김관훈 대표와 사업의 전반을 담당하는 박도근 대표가 협력 관계를 이루고 있다.

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김 대표는 ‘떡볶이의 모든 것’ 파워블로거로 명성이 높았다. 아울러 푸드트럭까지 운영한 경험도 있어 마케팅에도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박 대표는 외식사업을 운영해본 경험자로서 회사의 재무와 해외 사업 등을 담당한다. 그는 “박 대표 외에도 추가적으로 사업에 도움을 주는 많은 지인들이 있지만 각자의 장점을 살려서 유연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공동 대표체제이다 보니 투자에 관해서도 신중함이 생기는 부분은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두끼떡볶이가 빠르게 성장해왔던 배경과 스토리도 함께 들려줬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가든파이브 2호점부터 사업에 합류한 박 대표는 초기 사업의 재투자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개인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에도 1년 동안 월급도 가져가지 않으며 회사에 자금을 축적했다고 한다.

특히 2015년 국내 경제를 휘청이게 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오히려 두끼떡볶이의 사업에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35번째 감염 환자가 바로 두끼떡볶이 가든파이브점을 다녀갔던 것. 이 때문에 신문·방송 등 언론과 인터넷 노출은 늘었지만, 좋지 못한 소재 탓에 박 대표의 시름은 깊어졌다.

그는 “메르스 환자가 다녀갔을 시기가 2호점인 가든파이브점을 막 열었을 때”라며 “상당히 매출이 잘 오르고 있던 시점이었지만 이 상태로 영업을 이어가는 건 비겁하다고 생각해 일단 바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장사도 중요하지만 요식업에서는 위생과 안전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철학이었다.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고 나서 바로 4~5일 간 문을 닫고 소독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서울시에서도 메르스 모범사례로 잘 평가해줘서 꾸준히 회자된 점이 오히려 사업을 하는 데 큰 기폭제가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DIY(Do it yourself) 떡볶이로 동남아 노려

박 대표는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매출을 올리겠다는 각오보단 국내에서의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하는 두끼떡볶이의 매장 크기는 132~231㎡(약 40~70평) 내외, 상권을 분석해 전국에 가장 많이 확장시킨다면 250~300개가 한계점이다.

박 대표는 “가맹사업을 하면서 지켜야 할 것 중 상권보호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며 “상권을 보호하면서 국내에 최대로 지점을 늘리면 약 300개를 넘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시장의 한계를 예견한 박 대표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해외사업에 대한 구상도 시작했다. 2015년 12월에는 해외법인을 만들고 중국 상하이와 대만에 잇따라 진출했다. 대만은 상반기까지 6호점을 열고, 연말까지는 10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박 대표는 귀띔했다.

해외에서 이처럼 성공적 확장을 거듭할 수 있는 배경에는 두끼떡볶이만의 유연한 운영 방식이 있었다. 보통 주방장이 요리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일단 음식점과 달리 두끼떡볶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기호에 맞게 직접 만들어 먹는 방식이다. 소스 종류만 7가지에 달한다. 게다가 해외 시장에 맞게 맞춤형 소스도 추가해놨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해외 진출에도 가장 중요한 건 맛이다”며 “고객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춰 떡볶이를 만들어 먹다 보니 한국의 경우는 매운 소스가 많은 붉은색이 주를 이루고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 중화권은 짜장과 궁중소스를 많이 먹어 거무죽죽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에서 직접 고객들이 만들어 먹는 방식은 다양한 취향을 배려할 수 있어 만족도를 높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방장을 고용해야 되는 점주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두끼떡볶이가 해외에서 연착륙을 달성한 뒤 한식 전도사 역할도 수행하길 바랬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떡볶이에 대한 인식을 더욱 자유분방하게 가지고 다양한 요리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떡볶이 시장에도 두끼떡볶이를 따라하는 몇 개의 미투(me too·모방) 브랜드가 있다”고 전한 뒤 “이들 업체의 규모도 커져서 떡볶이 시장 전체가 커지고 대중식사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다양한 매출 카테고리를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데 두끼떡볶이는 간식과 주식의 개념을 모두 전파하는 만능 아이템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