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한국판 뉴딜’ 일자리에 11조원 쏟아붓는다…정책 실효성 논란, 왜?
2017-05-31 18:0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일자리 창출 중심, 국채 미발행, 6월 임시국회 내 처리 노력···” 당·정이 문재인 대통령의 제1공약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3원칙을 제시하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편성액은 11조원 규모다. 이 중 세계잉여금은 1조1000억원가량이고, 나머지는 추가 세수분과 기금 등으로 편성한다. 정부는 추경 세부 내역안을 오는 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7일께 국회에 제출한다.
그러나 곳곳이 가시밭길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수(120석)만으로는 7부 능선도 넘을 수 없다. 야 4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의 기류는 반대와 제한적 찬성이 혼재돼 있다. 6월 임시국회는 문을 열자마자 파행이다.
◆黨政 “추경, 국채발행 없이 6월 내 처리”
정부와 민주당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협의를 열고 11조원의 규모의 추경을 국채 발행 없이 최대한 신속히 처리키로 했다. 이번 협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당정 간 협의다. 문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에 이어 첫 번째 당정협의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 협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추경안 국회 제출 및 심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6월 내 추경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치안·복지 서비스 분야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예산 확충 △노인 일자리 급여 적정 수준 인상 △치매 치료·요양 예산 대폭 확충 △육아휴직급여 첫 3개월간 기존 2배 수준 인상 등 8가지 사항을 정부에 요구했다. 여기에는 국정기획위의 작품인 창업실패자 재기 지원 ‘삼세번 펀드’ 신설 등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 등 정부 측은 “금번 추경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번 추경으로 지방교부금이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 “지방정부도 일자리 추경의 취지를 살려 달라”고 말했다.
◆81만개 중 64만개 기존 일자리 논란일 듯
일각에선 당의 요구로 추경안이 국회 처리 과정에서 증액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추경 재원은 (국채 발행 없이) 세계 잉여금과 초과 세수로 편성된다”며 “당의 요구가 있더라도 전체 규모가 늘지는 않고 그 범위 안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야당의 반대 기류다. 한국당 등은 추경이 첫발인 국가재정법상 요건부터 따질 기세다. 동법 제89조에 따르면 추경 편성 요건은 △전쟁 또는 대규모 재해 발생 시 △경기 침체·대량실업 등에 한정한다. 이현재 한국당·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등이 “국가재정법에 부합하는지 따질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추경 효과의 핵심은 속도다. 야당의 반대로 6월 임시국회 처리가 불발된다면, 추경 효과는 사실상 바닥으로 떨어진다.
특히 국정기획위는 81만개 공공 일자리 중 17만4000명의 소방과 경찰 공무원 등의 추가 고용을 제외한 64만개(사회서비스 분야 34만개+근로시간 단축 30만개)는 기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가닥을 잡았다. 공공 일자리 5개 중 1개만이 신규 일자리인 셈이다.
이는 예견된 수순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81만개 창출 당위성 근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우리의 총 고용 대비 공공부문 비중이 3분의1에 그친다는 점을 꼽았다. OECD의 ‘한눈에 보는 정부(Government at a Glance)’ 보고서(2013)에 따르면 우리의 전체 고용 중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6%다. OECD 평균은 21.3%다.
하지만 2015년 기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 포함) 지출 가운데 고용 보수 지출은 21.31%로, OECD 평균 23.57%와 엇비슷하다.
본지는 지난 4월 23일자 ‘장미대선 숨은 1인치-③숫자 놀음이냐, 정책의 구체화냐··· 숫자 정치학에 담긴 불편한 진실’을 통해 “이는 우리의 교육·복지의 경우 ‘서비스는 민간-인건비는 정부’가 맡는 이원화 구조와 무관치 않다”며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 새로운 일자리가 아닌, 기존의 민간영역 교육·복지 서비스를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려는 현실이 될 전망이다.